지난해 전국 경매주택(아파트·주상복합, 다세대·연립, 단독주택·다가구)에 대한 청구액 규모가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매청구액은 부동산경매를 통해 채권을 변제받기 위해 최초 경매신청자가 법원에 권리신고한 금액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를 제외한 근저당 및 가압류 등 기타 채권액은 포함되지 않은 수치다.

10일 부동산태인이 개시결정일을 기준으로 전국 경매주택에 대한 경매신청자들의 청구액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경매개시가 결정된 주택 4만1557개에 대한 청구총액은 전년 대비 10.3%(5916억원) 증가한 6조340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간 청구총액 기준 사상 최고 수치로 물건수 역시 전년 대비 7.4%(2863개) 늘어나면서 2005년부터 9년 연속 유지됐던 연간 물량 감소세도 마감됐다.

◆아파트 4조2900억원…다세대·다가구 2조500억원

아파트 청구총액은 증가율이 가장 낮은 대신 증액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 청구총액은 전년 대비 7.6%(3040억원) 증가한 4조2916억원이었다. 이는 전체 경매청구액의 67.7%에 달하는 비중이다.


다세대·다가구 청구총액은 증가율에서 아파트보다 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다세대 청구총액은 전년 대비 18.9%(1573억원) 증가한 9906억원, 단독주택은 전년 대비 14.0%(1304억원) 증가한 1조586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전체 청구총액 중 다세대는 15.6%, 다가구는 16.7%의 비중을 각각 차지했다.

아울러 다세대 청구총액이 9000억원대로 올라선 것은 2006년 이후 7년, 단독주택 경매청구액이 1조원을 넘은 것은 지난 2002년(1조2621억원)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의 청구총액 규모가 전체의 76.5%에 달하는 4조849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비수도권의 1조4918억원에 비해 3배 이상 많은 것이다.

수도권 경매주택의 청구총액을 연도별로 보면 2011년 3조9141억원(전년대비 3117억원 증가), 2012년 4조3516억원(전년대비 4378억원 증가)에 이어 지난 2013년에는 전년대비 5000억원 가까이 올랐다.

이는 2010년 이후 주택경기 침체가 심화되면서 경매로 넘겨진 수도권 주택이 매년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수도권 경매주택 물건수는 2010년 1만7840개, 2011년 1만9768개, 2012년 2만2527개, 2013년 2만5940개 순으로 늘었다. 증가율로 보면 2011년 10.8%, 2012년 13.9%, 2013년 15.2% 순으로 파악됐다. 매년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셈이다.

비수도권 경매주택 청구총액은 전년대비 6.7%(942억원) 늘어난 1조4918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수도권과 달리 물건수가 역대 최저인 1만5617개였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하반기에는 물건수와 청구액이 각각 9.1%, 16.7% 늘어나는 등 큰 흐름은 전국·수도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번 조사에서 발견된 특이한 점은 지난해 경매개시된 물건수와 청구총액 규모가 경기침체기였던 상반기보다 회복기로 볼 수 있는 하반기 들어 더 커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매업계는 정부의 부동산대책과 이에 대한 후속조치가 경매시장에서 더 큰 효과를 냈다는 점이 역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매매가 아닌 경매시장으로 실수요자가 몰려들자 오히려 경매가 채권회수에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채권자가 늘어난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주택을 담보로 잡아둔 채권자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임의경매 건수를 보면 전국 기준 1만4029개에서 1만5305개로 9.1% 증가했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이어졌던 경매열기가 입찰자뿐만 아니라 채권자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