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강 롤마크 KDH가 새겨진 중국산 철근(위). 국산과 같이 210개가 한 번들로 묶여있다(아래). 어설프게 붙은 라벨만 떨어지면 국산으로 둔갑한다. /사진제공=한국철강협회
정부가 철근과 H형강의 ‘무게 및 치수 빼먹기’에 대한 집중 단속에 돌입했다. KS 기준에 미달하는 철근 및 H형강의 시중 유통은 그동안 수차례 지적돼 왔다. 소비자 불만과 건축물의 구조적 취약성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KS인증 건축자재의 신뢰확보를 위해 오는 29일까지 철근과 H형강에 대한 시판품 조사를 실시한다고 26일 밝혔다. 국내 유통 KS 인증 제품에 대한 품질관리를 강화하는 반면, 허위표시 적발 시에는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이번 시판품 조사는 수도권 및 광역시 주요 유통상에 대해 각 2인1조, 총 5조의 조사반을 운용한다. 조사내용은 많이 사용되는 철근 3종, H형강 1종에 대해 업체별 무작위 샘플링에 의한 무게 및 치수 측정이다.

특히 이번 시판품 조사는 기존 생산 공장 중심에서 벗어나 유통 거점으로 확대해 실시된다. 전국적으로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에 소규모로 유통되는 제품도 조사 대상이다. 저급 수입제품의 KS 인증 위변조 적발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표원은 이번 시판품 조사 결과 KS 인증 제품이 기준을 벗어났을 경우 행정처분을 통해 바로잡을 방침이다. 저급 수입제품의 KS 위변조 사례가 적발되면 사법당국에 고발해 국내 유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계획이다.

국표원 관계자는 “이번 시판품 조사를 계기로 KS 인증에 대한 신뢰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 주기적이고 체계적으로 조사를 실시해 불량 철강재 사용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KS 수준 이상의 건축자재 사용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철근과 H형강은 수입 물량이 증가하고 평균 수입단가가 낮아지면서 건설현장에서 원산지 표시 위반, 건설공사 품질관리지침 위반 등 부적합 신고가 늘고 있다. 더구나 이 같은 제품이 KS 인증 제품으로 둔갑해 유통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이래 원산지표시 위반 등 부적합 사례 신고 건수는 83건에 달한다.

국표원 관계자는 “현행 KS에서는 철근과 H형강의 치수·무게 기준과 실측치의 차이를 일정량 허용하고 있다”며 “이 허용차를 더 줄이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는 등 국민 안전과 소비자 권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국내 철근과 H형강 규모는 각각 930만톤, H형강은 280만톤이다. KS 인증 업체수는 지난 8월22일 기준 철근 46개사(한국 26개사, 중국 11개사, 일본 8개사, 터키 1개사), H형강 9개사(한국 2개사, 중국 4개사, 일본 3개사)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