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 연구를 주도했던 동물행동학자 프란스 드 발은 집단 내에서 가장 힘센 수컷이 권력을 누리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빠른 자라고 해서 경주에 이기는 것이 아니고, 강한 자라고 해서 전투에서 이기는 것은 아니다’는 성경의 구절처럼 말이다. 그의 연구는 침팬지들도 자기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로 나아가기 위해 계획을 수립할 능력이 존재한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말해 전략은 인간만의 전유물이 아니며 그 기원은 인간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책 <전략의 역사>는 주장한다.
전략(strategy)의 어원은 ‘사기를 높이기 위한 건강한 정신’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스트라테제마타(strategemata)에서 왔다. 로마의 원로원 의원이었던 프론티누스는 “미래에 대한 통찰, 아군의 유리한 점, 계획과 결단 등과 관련해 사령관이 성취하는 모든 것을 가리킨다”고 말했다. 저자는 전략이 단기적이고 사소한 관점이 아닌 장기적이고 본질적인 내용을 바라보는 것, 증상보다는 원인을 밝히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전략을 실용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라고 암시한다.
위대한 군사전략가인 클라우제비츠는 어떤 전쟁계획이든 애초에 의도대로 수행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바로 불확실성 때문이다. 따라서 전략은 환경이나 타인(혹은 적)이 우리가 세운 전략을 망가뜨리려 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설정한 목표대로 질서정연하게 나아가는 계획은 현실에서 거의 없다. 전략은 수시로 바뀌면서 진화할 것을 전제로 한다. “이것이 우리의 전략이니 고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전략가는 전략의 의미를 오해하는 셈이다. 유비무환이란 여러 시나리오를 미리 구상하고 각 시나리오에 적극적으로 대비하는 것(시나리오 플래닝)임을 기억해야 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보다 나은 상태로 나아가기 위한 수단을 마련하고 상황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갈 때 즉흥적으로 대안을 제시한 대표적인 전략가들의 사례를 풍부하게 제시한다. 3000년 역사 속에 숨겨진 국가, 인간, 군사, 경영전략의 모든 것을 망라한 저자는 전략이란 무엇이고 고대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전략이 탄생해 발전해 왔는가 하는 질문에 20여 년 간의 연구 결과로 답한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세계사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고 앞으로 인류가 어떤 경로로 이 지구에서 살아갈지 통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조직의 리더들은 전략의 중요성을 실감할 뿐만 아니라 전쟁이라는 난제를 헤쳐간 전략가들의 고민으로부터 혜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로렌스 프리드먼 지음 | 비즈니스북스 펴냄 | 전 2권 세트 7만원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6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