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부터 40년이 지난 뒤 실시한 한 여론조사 결과 이 광고는 ‘세계 최고의 광고’로 인정받았다. 과장과 조작이 난무하는 시장에서 정직과 진실로 무장한 이 광고는 당시 많은 이들을 신선한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광고상품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빠르며, 가장 넓은 자동차가 아니라는 사실을 순순히 인정했을 뿐만 아니라 레몬을 닮은 작은 차라고 스스로 일컬었다. 그 대신 실속 있는 크기에 연비가 좋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강점을 전했다. 겉치레 없고 신뢰 가는 광고, 자기 비하적인 네거티브 전략과 블랙유머, 그리고 정직함이 더해져 소비자에게 각인되기 시작했고 지금까지도 꾸준히 팔리는 세계인의 자동차가 됐다. 바로 폭스바겐의 ‘비틀’에 대한 이야기다.
<폭스바겐은 왜 고장난 자동차를 광고했을까?>는 전통적인 마케팅 입문서 형식이 아닌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마케팅과 관련된 세계 주요 브랜드와 기업을 상징하는 스토리가 실려 있다. 이 책은 하이네켄, 맥도날드, 레고, 나이키, 혼다, 폭스바겐, 이케아 등 주요 글로벌 기업의 ‘브랜드, 혁신, 아이디어, 실행, 리더’에 대해 기술한 60편의 스토리를 담았다. 책을 읽어나가는 동안 우리가 알고 있는 브랜드가 어떻게 탄생하게 됐는지, 기업은 어떻게 혁신적인 상품을 개발하게 됐고, 어떤 믿음을 가지고 행동할 수 있었는지 그리고 때로는 브랜드가 어떤 종말을 맞게 됐는지 알 수 있다.
스토리에 힘이 있다는 말은 스토리가 단순한 재미에 그치지 않고 오랫동안 교육의 도구로 훌륭한 기능을 발휘한다는 의미다. 구체적이고 흥미로운 사례를 통해 좀 더 재미있고 자연스럽게 객관적인 가르침을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많은 기업들이 앞다퉈 브랜드에 얽힌 사연이나 기업의 전설적 인물에 대한 스토리를 발굴하고 선보이는 것은 흥미로운 일화를 통해 대중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킴으로써 기업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여러 일화를 전해들은 직원들은 브랜드의 기원과 역사를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브랜드의 가치를 깨닫고 기업에 애정을 가지고 헌신하게 된다. 거창한 프리젠테이션이나 진부한 워크숍보다는 이런 스토리들이 훨씬 더 감동적이고 오래 기억할 만하며 직원들에게 본보기로 삼고 싶은 롤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
이들이 전하는 이야기 가운데 나이키 공동 창업자 빌 바우어만에 대한 전설적인 일화가 있다. 육상팀 감독으로 있을 때 바우어만은 선수들에게 좀 더 적합한 운동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길로 작업장으로 달려가 와플 굽는 틀에 액체 고무를 부어 미끄럼을 방지하고 추진력을 강화한 운동화를 개발했다. 이런 스토리는 나이키의 유명한 ‘와플 밑창’이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알려주는 재미있는 일화일 뿐 아니라 나이키의 혁신적인 정신을 잘 드러냄으로써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대단히 효과적이었음을 잘 보여준다.
자일스 루리 지음 | 중앙북스 펴냄 | 1만3500원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6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