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efore 아현고가도로 철거
◈오전 8시20분= 뻥 뚫린 왕복 8차선 도로를 달리던 차들이 갑자기 뒤엉키며 막히기 시작한다. 저 멀리 보이는 고가도로 앞에서는 고가를 타려는 차들과 고가 밑으로 가기 위한 차들이 서로 차선을 변경하기 위해 방향지시등(깜빡이)을 켜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서로 한치의 양보도 없는 차량들. 어느 샌가 '빵~빵~'거리는 경적소리가 귓가에 들리기 시작하고 꽉 막힌 도로에 나도 슬슬 짜증이 난다.
이 짜증은 이내 출근시간에 쫓기는 내게 조바심으로 다가왔다. 지각만은 면하자는 생각에 결국 선택한 방법은 가장 차가 안 막히는 가장자리 4차로를 이용하는 것. 고가도로 입구까지 차량을 몰고 간 후에 좌측 깜빡이를 켜며 끼어들어 고가도로에 올라탔다. 하지만 여전히 갑갑한 고가도로의 교통상황. 찔끔찔끔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 결국 고가를 타고 오도 가도 못한 나는 10분 지각. 회사가 위치한 광화문까지 50분이 걸렸다.
◈오전 10시30분= 다시 같은 장소에서 출발. 뻥 뚫린 왕복 8차선 도로는 고가도로까지 아무런 막힘이 없다. 시원하게 달리자 고가 옆으로 아현동 가구거리의 간판이 보인다. 이곳을 달리다 브레이크를 밟는 순간은 과속카메라가 위치한 곳 뿐. 언제 막혔냐는 듯이 차들은 '씽~씽~' 달린다. 이대역에서 광화문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5분. 아침에 난 왜 지각한 것일까.
◆ After 아현고가도로 철거
◈오전 8시20분= 사라진 고가도로. 이대앞 도로 언덕에서 내려다보이는 아현동 길이 시원하다. 전혀 다른 도로처럼 느껴진다. 하지면 보는 것과는 달리 차량은 거북이 마냥 느릿느릿. 가다 서다를 반복하길 20분째, 드디어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꽉 막힌 차량의 행렬을 벗어나 아현동고개를 넘어 굴레방네거리를 탈출했다. 광화문에 도착하는 데 소요된 시간은 총 45분. 솔직히 고가가 있을 때나 없어진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시각적으로 고가를 타고 고가 밑으로 가기 위해 차들이 엉켜있는 모습이 보이지 않으니 속은 시원했다.
◈오전 10시30분= 다시 같은 장소에서 출발. 뻥 뚫린 왕복 8차선 도로는 이번에도 막힘이 없다. 하지만 고가도로는 사라진 상황. 굴레방네거리에서 신호가 걸렸다. 이후 아현역교차로에서도 신호. 차는 막히지 않지만 신호 막힘이 없던 고가도로를 달릴 때보다는 지루하다. 결국 광화문까지 소요된 시간은 20여분. 확실히 차량 통행량이 적을 때는 고가 철거 전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하지만 굴레방네거리와 아현역교차로에서 신호에 걸린 동안 볼 수 있는 하늘과 주변 경관은 분명 회색빛 콘크리트 건물이 막고 있을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한마디로 상쾌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6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