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여한 신세계그룹과 호반건설의 자금력이 주목받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경우 삼성생명 지분 시장가치만 2조원대에 달하는 등 국내 굴지의 유통 대기업다운 면모를 과시하는가 하면, 호반건설은 대중적 인지도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현금 보유액만 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금호산업 인수의향서(LOI) 제출 마감 결과 6개 후보기업이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여했다. 이중 신세계와 호반건설 등은 다른 업체들과는 달리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않고 단독으로 입찰했다.

신세계나 호반건설이 최종인수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한다면 금호산업 인수 시너지가 다른 참여자들보다 높을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 '유통공룡' 신세계, 유동화 자산 ‘막강’

우선 신세계의 경우 아직 최종 참여 여부가 유동적이지만 결심만 하면 보유중인 삼성생명 주식을 유동화해 충분한 실탄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현재 운영 중인 웨스틴조선호텔, 면세점, 백화점 등과 금호산업 인수시 부수적으로 인수되는 아시아나항공과의 수직계열화 구축 등 각 사업부문에서 큰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어 금호산업 인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금호터미널과의 시너지도 상상 이상이다. 신세계는 지난해 금호터미널로부터 백화점 건물과 부지를 20년 동안 보증금 5000억원에 장기임대 한 바 있다. 금호산업을 인수한다면 금호터미널에 내놓은 보증금까지 되찾을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산업의 우선매수권(50%+1주)을 행사할 수 없을 만큼 매각 금액이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다만 현재 LOI만 제출된 가운데 앞으로 롯데그룹 등 유통 대기업이 재무적투자자(FI)와 연합해 배후에서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 신세계의 인수 가능성을 논하기는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이날 신세계는 금호산업 인수 참여설에 대한 한국거래소 조회공시 답변에서 "법적구속력이 없는 LOI를 제출했으나, 본입찰 참여 여부 등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 '막강 자금력' 호반건설, “‘키’를 쥐고 있다”

호반건설은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때문에 M&A 향방이 자금 동원력에서 최종적으로 가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호반건설이 이번 인수전의 ‘키’를 쥐고 있다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이 6000억 원 정도는 자체적으로 동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금호와 호반은 모두 호남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회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시공능력평가 15위인 호반건설은 지난해 11월부터 금호산업의 지분을 한때 최대 6.16%까지 사 모으면서 일찌감치 금호산업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박삼구 회장의 현재 지분은 5.13%이며 아들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은 4.94%다. 호반건설은 4.95%를 갖고 있다.

일각에선 호반건설이 이번 인수전을 비상장사인 자신들의 재무건전성을 대외적으로 알리고 홍보 효과를 거두는 계기로 삼으려 한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1989년 설립된 호반건설은 주택·건설 등 다양한 사업분야를 토대로 지방과 수도권에서 급성장한 기업으로 건설업계의 다크호스다.

호반건설의 그룹 전체 매출은 2조5000억원에 달하며 협력업체와의 계약대금을 어음이 아닌 현금으로만 결제할 정도로 자금력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상반기 기분 현금성 자산이 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열사를 총 동원하면 6000억원까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금호산업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삼구 회장의 경우 자금 동원력이 1500억원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호반건설이 박 회장에게 가장 껄끄러운 상대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호반건설의 이번 인수전 참가는 금호산업 인수를 통한 시공능력순위 향상과 함께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해서다.

특히 금호산업은 금호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0.8%를 가진 최대주주로 금호산업을 인수하면 덩달아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까지 확보할 수 있다.

호반건설이 금호산업을 인수할 경우 항공·물류·관광·운송·식음료 등의 부대수익사업까지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한편 금호산업 매각 주관사는 오는 3월 초 LOI를 평가해 입찰적격자를 선정하고, 3월 중 입찰적격자의 예비실사 후 본입찰 제안서를 제출 받아 4월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