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평균 수명은 0세의 출생자가 앞으로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생존연수로, ‘0세의 기대여명’을 말한다. 60세가 된 사람의 기대여명(2012년 기준)은 남자 21.5세, 여자 26.6세, 평균 24.3세다. 즉 60세인 사람은 평균 84.3세까지 살고 남자는 81.5세, 여자는 86.6세까지 산다는 뜻이다. 부모가 60세라면 아버지는 80세 이상, 어머니는 90세 가까이 장수할 것으로 기대된다.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3일 아프다 죽는 것”을 뜻하는 ‘9988234’가 중장노년층의 꿈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그러나 평균적으로는 죽기 전 2~3일만 아프지 않고 약 10년 동안 병에 시달리며 살다가 사망한다.
구체적인 수치상으로는 60세 고령자의 유병기간을 제외한 기대여명(2012년)이 남자 12.6년, 여자 13.4년이다. 일반 기대여명과의 차이는 남자가 8.9년, 여자가 13.2년이다. 이 기간 동안 몸이 아픈 상태에서 살다가 죽는 것이다. 60살에 은퇴해 99살까지 산다면 30년 이상을 일하지 않고 살고 20년 이상은 병을 앓다가 죽어야 하니 이제 한국도 ‘장수가 축복인가 저주인가’에 대해 고민해야하는 시대에 들어선 셈이다.
◆경제보다 ‘건강’ 논의할 때
노후문제에 대해 사회적으로 가장 많이 나오는 얘기는 경제문제다. 노인복지에서도 연금과 같은 생활비 지원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고 정치권에서도 뜨겁게 다뤄진다. 먹고 사는 이른바 경제문제는 분명 중요한 이슈다. 그러나 실제로 노인들이 가장 염려하는 것은 건강인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고령자가 겪는 어려운 점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건강문제’(65.2%)가 ‘경제적인 어려움’(53.0%)을 앞섰다.
성별로 겪는 애로사항을 보면 여성의 경우 ‘건강, 경제적 어려움, 외로움·소외감’을 남성보다 더 많이 느끼고 남성은 ‘소일거리 없음, 직업이 없음’을 여성보다 더 많이 느끼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남성이 여성보다 경제활동을 더 많이 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노년기의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경제적인 어려움은 별로 변하지 않고 50%대 초반을 유지하는 반면 건강문제는 50%대 후반에서 70%대로 높아지면서 더욱 큰 문제로 부각된다.
65세 이상 고령자가 가장 받고 싶어하는 복지서비스 역시 1위가 ‘건강검진’(30.2%)이다. 2위는 ‘간병서비스’(25.9%)로 조사됐다. 국가와 사회로부터 가장 바라는 복지서비스 역시 건강인 셈이다.
그렇다면 부모가 자녀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자녀의 경우 부모 나이가 되지 못했기 때문에 부모의 몸 상태를 비롯해 삶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체감하기 힘들다.
따라서 부모에게 돈만 드리면 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부모를 직접 뵙고 현금으로 드린다면 그때라도 찾아뵙는 것이니 그나마 나은 편이다. 그러나 통장으로 이체하는 경우도 흔하며 체크카드나 신용카드를 주면서 밖에서 돈 필요할 때 쓰라고 하는 자녀도 많다.
하지만 통장에서 돈을 자주 꺼내거나 자녀가 준 카드를 쓰고 싶은 대로 마음껏 쓰는 부모는 한국 정서상 흔치 않다. 부모에게 형식적으로 드린 돈이 결국은 본인에게 돌아오곤 한다.
자식들은 “아프면 병원 가세요”라고 쉽게 말한다. 그러나 연로해지면 거동하기가 편치 않고 아프더라도 움직이기 귀찮아 웬만하면 참는 경우가 많다. 한참 후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부모의 몸 상태가 얼마나 나쁜지 알게 되면 “이렇게 될 때까지 왜 병원에 안 가셨어요?”라고 볼멘소리도 한다.
그랬던 자녀들도 나이가 들어 노인이 되면 부모의 심정을 알게 되지만 이미 부모는 이 세상에 없다. 고 김자옥의 남편인 오승근의 히트곡 ‘있을 때 잘해’는 남녀 또는 부부관계에 대한 노래지만 자식의 부모에 대한 태도도 ‘계실 때 잘해’가 필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자식들은 ‘계실 때’ 잘하지 못하고 돌아가신 뒤 후회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자녀와 떨어져 홀로 사는 노인이 몸이 아픈 데도 그냥 방에 누워만 있다가 고독사하는 사례도 늘고 있는데 더 이상 남의 일로 여기면 안된다. 전국적으로 65세 이상 고령자가 가구주인 고령가구는 지난해 기준 370만3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20.1%를 차지했다. 이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로 오는 2035년에는 40.5%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구주의 연령이 65세 이상이면서 혼자 사는 가구는 전체 가구의 7.1%를 차지하는데 오는 2035년에는 15.4%로 2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혼자 사는 부모에게 잘하는 1순위는 자주 전화해 별일 없는지, 몸은 어떤지 물어보고 사회생활에 바쁘더라도 퇴근길 또는 주말에 들러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부모들은 잠깐만 자식 얼굴을 봐도 만족스럽기 때문에 부모 댁에 오래 머물지 않아도 된다. 업무상 들르는 곳이나 사회생활의 아주 일부만 부모를 위해 시간을 할애한다고 생각해도 된다. 또 가끔은 더 많은 시간을 내 부모를 직접 병원에 모시고 가 건강검진을 받게 하고 담당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생활방식·식습관 개선하라
고령자는 자기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까. 2013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자의 사망원인 1위는 암이다. 인구 10만명당 836.6명이 암으로 사망했다. 다음은 뇌혈관질환(353.0명), 심장질환(335.6명), 폐렴(166.6명) 등의 순이다.
질병의 발생확률은 사람마다 다르다. 개인의 생활습성, 환경요인, 선천적인 요인 등에 의해 달라지는 만큼 세부적인 질환으로 분류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80세 고령자 사망원인 1위는 뇌혈관질환(10.1%)이고 그 다음은 심장질환(9.7%), 폐렴(8.1%), 만성하기도질환(6.0%), 폐암(5.9%) 순이다.
모든 암을 다 합치면 암이 1위지만 신체부위별로 질병을 구분하면 폐암만 비율이 높고 위암(2.9%), 간암(1.9%) 등 다른 암으로 인한 사망비율은 낮은 편이다. 연로해지면 암이 발생해도 성장하는 속도가 늦기 때문에 생겨난 암으로 사망하기 전 다른 질환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는 65세 고령자의 폐암(8.1%), 위암(3,5%), 간암(3.2%)에 의한 사망비율보다 80세 고령자의 같은 암에 의한 사망비율이 더 낮은 것에서도 확인된다. 반면 폐렴, 만성하기도질환에 의한 사망비율은 65세보다 80세에서 뚜렷하게 증가한다. 즉 나이가 들수록 폐와 기관지의 관리가 중요함을 알 수 있다.
평소에는 물론 봄철에 황사가 심해지는 날 노인은 외출을 삼가거나 외출 시 황사마스크를 쓰는 등 더욱 신경 써야 한다. 폐와 기관지에 절대적으로 악영향을 주는 흡연은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고령자 사망원인 2위인 심장질환에 의한 사망비율도 나이가 들수록 다소 증가하며 뇌혈관질환은 나이와 관계없이 10%로 절대 1위를 고수하는 만큼 심장과 뇌혈관 관리는 필수적이다.
젊을 때 몸 안에 문제점이 내재돼 있어도 다른 부분이 건강하면 겉으로 심각함을 못 느끼는 경우도 많다. 이 역시 차츰 나이가 들어 신체가 전체적으로 쇠약해지면 질병으로 나타난다. 결국 나이가 들기 전부터 생활방식, 식생활습성 등을 건강한 삶에 도움되는 방향으로 체질화하는 것이 장수시대에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7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