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트르메. 동네 아파트 상가에 있는 3평짜리 작은 빵집이다. 대기업 빵집을 코앞에 두고도 10년 넘게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이 뭘까.

답은 바로 맞춤 제작이다. 근처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을 상대로 야유회나 소풍의 간식을 고객이 주문한 아이템으로 구성, 맞춤 제작해서 제공하는 것이 주효했다.

빵집을 유지하기 위해 아파트 주민 전부가 고객이 될 필요는 없었다. 대신 대기업 빵집이 따라 할 수 없는 일, 즉 ‘대량 맞춤 제작’이라는 다른 가치를 제공한 것이다.

치열한 시장에서 살아남는 길은 ‘남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앙트르메처럼 고객이 겪는 문제가 무엇인지 잘 파악해 ‘남과 다른 것’을 제공하는 데 있다.

많은 사람이 가까운 마트를 두고 멀리 떨어진 ‘코스트코’에 가는 이유가 뭘까. 일반 마트가 우유 10여개를 준비해 "그중 하나 고르세요" 하는 식이라면 코스트코는 고객이 원하는 우유를 깊이 연구한 후 하나를 골라 "고객님이 원하는 우유가 이것 맞죠?" 하는 식으로 상품 기획을 한다. 카테고리에서 단 한개의 품목을 내놓기 때문에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연구하지 않을 수 없다. 마치 우리가 친구나 가족에게 줄 선물을 깊이 생각하고 고르듯이 말이다. 코스트코 고객은 상품을 ‘선택’하지 않는다. 제안을 ‘수락’할 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고객이 말하지 않은 니즈를 발견할 수 있을까.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음성으로 표현되지 않은 말의 여백을 듣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의 말이다. 사람들에게 문제를 묻는 데서 그치지 않고 고객이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고충을 파악하기 위해 그들의 일상으로 들어가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예컨대 당신이 ‘다이어리’를 제작하는 회사의 사원이라면 당신의 가족·친구·동료는 ‘다이어리’라는 상품의 고객이거나 비고객이다. 다이어리 고객에게는 사용 경험을 듣고 관찰하면 된다. 비고객에게는 다이어리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와 다이어리 대신 사용하는 대용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새로운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

고객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당신이 질문하는 순간 진실을 이야기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고객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싶다면 인터뷰보다는 관찰이, 관찰보다는
관계 형성을 통한 자연스러운 공감이 더 효과적이다.

마케팅 구루, 알 리스는 “기업이 고객과 소통하는 것 같지만 많은 경우 고객이 아닌 경쟁사와 소통한다”고 일침한다.

치열한 시장에서 고객의 선택을 받으려면 경쟁사 눈치를 보지 말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줄 선물을 생각하듯 고객을 연구해서 상품을 기획해보면 어떨까.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