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서 최근 시가총액 9위로 올라서며 ‘잘 나가던’ 내츄럴엔도텍이 무너졌다.

지난 2013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내츄럴엔도텍은 백수오 등의 재료에서 뽑아낸 복합추출물과 백수오를 원료로 한 여성호르몬제 등의 신약을 개발한 업체다.

지난 2007년 이 회사는 백수오를 이용한 여성호르몬제를 출시했다. 당시 회사 측은 “백수오와 속단, 당귀 등 천연 식물을 원료로 만든 호르몬 치료제가 폐경기 전후 여성의 안면홍조, 야한증, 질건조증 등 갱년기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 제품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기업 실적도 급상승했다. 지난 2011년 이 회사의 매출액은 111억4115만원이었다. 지난해 매출액은 1240억6745만원이다. 3년간 10배 넘게 늘었다.

호실적이 꾸준히 이어지자 주가도 급등했다. 올 초 4만7000원이었던 내츄럴엔도텍의 주가는 지난 4월21일 8만6600원까지 치솟았다. 연초 대비 84.26% 급등한 것이다.

잘 나가던 내츄럴엔도텍이 무너진 것은 지난 4월22일이다. 이 회사는 이날 가격제한폭인 14.90%(1만2900원) 하락한 7만3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만에 시가총액 가운데 2494억원이 허공으로 사라지며 코스닥 시총 순위도 9위에서 12위로 밀려났다. 이 회사는 다음날인 23일에도 14.93%(1만1000원) 떨어지며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하락했다. 시총 순위는 17위(1조2122억원)까지 떨어졌다.


 

김재수 내츄럴엔도텍 대표이사. /사진=머니투데이 이기범 기자

◆ '가짜 백수오' 논란에 투심 급랭

이처럼 내츄럴엔도텍의 주가가 급락한 이유는 ‘가짜 백수오 논란’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날 ‘시중에 유통 중인 백수오 제품 상당수가 가짜’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에 따르면 최근 들어 갱년기장애 개선·면역력 강화·항산화 효과 등이 있다고 알려지면서 중장년 여성층을 중심으로 백수오 제품의 소비가 급증했으나 시중 유통 제품의 대부분이 식품에 사용이 금지된 이엽우피소를 원료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방검찰청이 경기도특별사법경찰단과 공동으로 백수오 32개 제품의 유전자검사를 진행한 결과 실제로 백수오를 원료로 사용한 제품은 3개 제품(9.4%)에 불과했다.

백수오는 ‘은조롱’으로 불리는 식물뿌리다. 최근 들어 약효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중장년층 여성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시장규모는 연 3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이번에 문제가 된 이엽우피소는 외관상 형태가 백수오와 유사한 식물이다. 다만 성분이 다르고 간독성과 신경쇠약 등의 부작용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어 국내에서는 식품원료로의 사용이 금지돼 있다.

날벼락을 맞은 내츄럴엔도텍은 다급하게 대응에 나섰다. 내츄럴엔도텍은 곧바로 “소비자원이 분석한 백수오 샘플은 지난 2월 식약처가 유전자 검사를 한 결과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지 않았던 샘플”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한국소비자원에 조사결과에 대한 신빙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해 제3의 기관을 통한 공개적 공동조사 등을 요청했다”며 “또한 한국소비자원을 상대로 법원에 조사결과공표금지 가처분신청을 하고 관련 민사소송 및 형사고소도 제기했다”고 공시했다.



◆ 최소 1개월 이상 발목 잡을듯

식약처는 백수오 논란이 벌어진 지난 4월22일 “백수오를 원료로 제품을 제조하는 전국 256개 식품제조가공업체와 44개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이엽우피소 불법 사용 여부에 대한 전수 점검을 실시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가짜 백수오 논란은 결과가 나올 때까지 누구도 속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단기적으로 이번 ‘가짜 백수오 논란’은 내츄럴엔도텍에 대한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을 수밖에 없다. 내츄럴엔도텍의 실적 호조를 뒷받침하던 것이 백수오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이 회사가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을 활용한 건강식품들을 홈쇼핑 위주의 판매에서 벗어나 면세점과 대형마트 등으로 확대할 가능성을 높게 봤다. 전문가들은 이 회사가 이를 통해 외형 성장과 수익구조 개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핵심사업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당분간은 조정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시장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대다수 애널리스트는 내츄럴엔도텍에 대해 언급을 피하고 있다. 조사결과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밖에 없어서다. 김승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최소 한 달 이상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는 한국소비자원과 내츄럴엔도텍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만약 내츄럴엔도텍의 주장대로 제 3의 기관에서 재조사를 하더라도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1개월 이상 걸릴 수 있다. 가짜 백수오 논란이 종지부를 찍기까지는 기업가치와 상관없이 주가의 급등락이 연출될 수 있다는 게 김 애널리스트의 설명이다.

내츄럴엔도텍, 코스닥 조정 도화선 될까

시장은 이번 내츄럴엔도텍의 ‘가짜 백수오 논란’을 주목한다. 내츄럴엔도텍이 연초 이후 꾸준히 상승 추세를 이어왔던 코스닥 시장 조정의 ‘방아쇠’를 당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지난 4월21일 714.52를 기록하며 연초(553.73)대비 29.04% 오른 코스닥지수는 공교롭게도 가짜 백수오 논란이 불거지며 내츄럴엔도텍이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진 지난 4월22일 1.56% 하락했다. 다음날인 23일에도 1.54% 하락하며 700선을 하회(692.48)했다.

업계에서는 시장을 주도하던 바이오주인 내츄럴엔도텍이 급락하며 투자심리가 냉각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격”이라며 확대해석하지 말 것을 주문한다. 그간 코스닥지수가 멈추지 않는 강세 흐름을 이어왔고, 슬슬 ‘조정’의 때가 왔다는 것.

이현주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4월22일 코스닥 시장의 거래대금은 7조3800억원으로 지난 2000년 2월 기록했던 사상최고치(6조4200억원)를 1조원 가까이 상회했다. 경험적으로 차익실현 욕구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한다”며 “당분간 코스닥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코스닥의 강세가 아직 멈추지 않았다고 전망한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의 조정은 단기과열에 대한 우려 해소 과정”이라면서 “수급주체(외국인)와 주도주들이 변함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승추세는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