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었던 겨울의 막바지와 짧았던 봄, 국내 증권시장은 계절에 맞지 않게 붉게 달아올랐다. 우리 증시에서 붉은 것은 ‘좋은 것’이다. 시장의 상승을 뜻하기 때문이다.
올 들어 국내 증권시장은 강세 흐름을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지난 15일 종가 기준) 코스피시장은 190.91포인트(9.97%)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는 162.43포인트(29.92%) 상승했다.
여름과 함께 시작될 하반기, 증권시장은 작열하는 여름의 햇살처럼 붉은 색으로 도배될까. 아니면 강한 비바람을 몰고 오는 태풍처럼 재앙으로 다가올까.
◇ 하반기, 등락에도 최고 2300 가능
현재 하반기 지수밴드를 발표한 증권사는 총 7개사다. 이들은 하반기 시장을 긍정적으로 본다. 가장 낮은 코스피밴드(1850~2200)를 전망한 KDB대우증권도 하반기에 코스피가 2200선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의 전망에서 다른 점은 증시가 고점을 찍는 시기다.
현재 국내에서 하반기 코스피지수의 상단을 가장 높게(2350) 제시한 회사는 현대증권과 SK증권이다. 지수 상단은 같지만 전망은 다르다.
곽병열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국내 증시는 매우 맑을 것”이라며 코스피가 내내 강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진단했다. 곽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국내 증시는 유가와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중간재와 원자재 가격 차이로 인해 국내 주요 (수출)기업들의 수익성 개선이 이어지며 증시 레벨업 과정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국내 기업의 주주 환원정책 강화(배당확대)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선호도가 높아져 외국인의 자금유입세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은택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조금 다른 견해를 내놨다. 그는 “하반기 국내 증시는 알파벳 ‘N’자 형을 나타낼 것”이라며 “한국 증시가 강세장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지만 여름(3분기)에 연중고점이 올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국내시장의 유동성 장세를 이끄는 요인으로 두가지를 지목했다. 미국의 저금리와 중국의 경기부양책이다. 이들이 올 여름까지 국내 주식시장에 힘을 보태면서 강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 美 금리인상·中A주 신흥시장지수 편입 ‘악재’
증권전문가들은 하반기 증시가 ‘나쁘지 않다’는 점에 동의한다. 그러나 호재만 있는 것은 아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하반기 국내 증시에는 ▲중국의 경기부양책 ▲가계자금유입 ▲유럽중앙은행의 양적완화 효과 지속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및 경기부양책 단행 가능성 등의 호재가 있지만 그에 못지 않은 부정적 요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시장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우려하는 점은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과 중국A주의 MSCI 신흥시장지수 편입이다.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 주요국의 국채금리 변동성이 확대돼 글로벌 유동성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현재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증시가 모두 유동성 파티에 힘입어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파티’가 끝날 우려가 있다는 것.
이와 함께 중국A주의 신흥시장지수 편입도 우리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정동휴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MSCI 신흥시장에 중국A주가 100% 편입될 경우 포트폴리오가 조정되며 이 지수의 우리나라 비중이 3.03%포인트 감소(14.86%→11.83%)한다”고 밝혔다. MSCI에 따르면 신흥시장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은 약 1조7000억달러다. 이를 고려하면 국내 증시에서 56조1000억원의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러나 지나치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미 알려진 악재인 만큼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강화’를 가져올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조정이 매수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것.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3분기 조정, 4분기 글로벌경기개선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 팀장은 “2분기 중반에서 오는 3분기까지 미국 금리인상 논쟁이 벌어지면서 조정국면을 맞을 것”이라며 “4분기부터 내년까지는 글로벌경기개선, 중국의 경기부양, 국내 기업이익 및 배당성향 증가 등에 힘입어 상승추세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