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T산업이 발달하면서 핀테크시장이 커지고 있다. 인터넷·스마트폰 등 IT기술이 확산되며 금융산업과 융합해 새로운 시장이 등장한 것.

금융당국은 ‘핀테크산업 진입장벽 완화→핀테크 생태계 조성→오프라인 중심의 규제패러다임 전환→새로운 핀테크 활성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지금은 3~4단계에 도달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금융당국은 설명했다.

실제로 보안프로그램(액티브-X)과 공인인증서 의무사용이 폐지되고 전자금융업 등록기준도 완화됐다. 6월 중에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방안이 발표되고 오는 9월에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 출시 가이드라인이 나온다. 핀테크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에 따른 금융소비자의 일상생활 변화가 화두로 떠올랐다.


 


◆인터넷전문은행 : 어디서든 은행업무 가능

#. 급한 일로 직장동료의 결혼식에 참석할 수 없게 된 성상민씨(가명). 그는 다른 직장동료에게 전화를 걸어 바로 10만원을 입금할 테니 축의금을 대신 내달라고 부탁했다. 계좌번호는 모르지만 스마트폰에 저장된 전화번호부를 통해 쉽게 축의금을 전달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은 인터넷뱅킹보다 더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컨대 스마트폰 전화번호부를 통해 돈을 주고받거나 앱을 설치하면 바로 계좌가 만들어지는 방식이다. 금융위원회가 6월 중 도입방안을 발표키로 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 등장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직장인들은 근무시간에 은행업무를 보기가 쉽지 않았다. 오후 6~7시가 돼야 퇴근하는 관계로 급하게 은행업무를 보려면 반차나 연차를 써야 하는 상황도 더러 있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하면 은행업무를 보기 위해 발품을 팔지 않아도 된다. 모바일을 통해 대부분의 은행업무를 해결할 수 있는 시기가 가까워진다는 것은 금융소비자에게 희소식이다.

은행 입장에서도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이 반갑다. 점포가 없으니 유지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비용 경쟁력으로 인해 금리나 수수료를 싸게 책정할 수 있어 고객 확보가 더욱 수월해진다. 또 IT기업과 금융기관이 손잡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이종사업과 금융업의 빅데이터를 활용, 고객의 니즈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

조영서 베인앤컴퍼니 파트너는 “금융소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해 기존 은행보다 향상된 고객서비스를 경험하고 경제적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대중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도 “기존 IT 인프라를 금융분야와 잘 조합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면 금융소비자에게도 큰 이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지급결제 : 스마트폰 하나로 모두 결제

#. 이우정씨(가명)는 매일 아침 지하철을 이용해 출근할 때 교통단말기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 결제한다. 회사에 들어가기 전에는 커피숍에 들려 모바일 앱으로 아메리카노를 산다. 동료들과 점심을 먹은 후에도 모바일결제시스템을 이용해 점심값을 낸다. 퇴근길에는 온라인쇼핑몰에서 맘에 드는 옷을 주문한다. 결제는 당연히 스마트폰으로 한다.

교통비부터 송금, 온라인쇼핑까지 스마트폰 하나면 결제가 가능하다. 최근 IT기술 발달과 스마트폰 확산으로 전자지급결제 규모가 커지면서 나타나는 일상생활 속 풍경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금융업자가 제공한 전자지급결제서비스 전체 이용금액은 79조8000억원으로 전년도 71조1000억원 대비 12.2% 증가했다. 이용 건수는 지난해 68억4000만건으로 전년보다 3.5% 늘었다. 거래 1건당 평균금액은 1만1673원을 기록했다. 특히 국내 모바일결제시장은 지난해 말 기준 3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1000억원의 3배 가까이 성장했다.

전자지급결제 규모가 커지면서 결제방식도 소위 ‘신용카드를 긁는’ 방식에서 스마트폰 결제로 바뀌고 있다. 신용카드를 꺼내기 위해 지갑을 찾고 또 지갑을 찾기 위해 가방을 뒤적이는 경우가 줄고 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간편하고 쉽게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신용카드가 사라질 수 있다. 핀란드는 전체 상점의 60%가 스마트폰으로 결제할 수 있다. 핀테크의 본고장이라는 영국의 많은 레스토랑도 식당 전용 앱으로 계산한다. 미국도 IT업계 양대 거물인 구글과 애플이 결제서비스를 내놓으며 신용카드 이용이 줄었다. 중국은 바코드를 활용하는 알리페이 거래규모가 650조원에 달한다. 속도의 문제일 뿐 결국 모바일 속 카드가 실물 신용카드를 대체할 것이라는 얘기다.

◆전자화폐 : 현금시대 저물고 새 시대 열려

#. 박원식씨(가명)는 지갑이 없다. 지갑이 없으니 가방을 들고 다니는 일도 별로 없다. 여름철 더위 속에 자칫 거추장스러울 수 있는 가방이 없으니 어딜 다녀도 자유롭다. 행여 결제를 할 일이 생길 경우 전자화폐를 이용하면 되니 불편하지 않다.

현금시대가 저물고 있다. 당장 현금이 사라지는 일은 없겠지만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줄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현금 없애기를 중요한 금융정책으로 삼았다. 현금 사용이 전체적으로 줄고 소액거래도 현금을 사용하지 않는 이들이 늘면서 내린 결정이다.

덴마크 중앙은행은 지난해 지폐와 동전을 발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현금이 없는 은행 지점이 속속 등장했다. 스웨덴도 지난 2012년부터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현금 없는 사회로 방향을 전환했다. 버스요금은 더 이상 현금으로 받지 않는다.

소비가 간편한 전자화폐가 주목받는 배경이다. 전자화폐는 이전 가능한 금전적 가치가 전자적 방법으로 저장돼 발행된 증표 또는 정보다. 비트코인처럼 신규로 등장한 전자화폐와 엠페사 등 기존 화폐의 결제수단을 보조하는 화폐가 대표적이다. 과거 싸이월드의 도토리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우리나라는 다음카카오가 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별도의 앱을 설치해 사용하는 가상지갑인 ‘뱅크월렛카카오’를 출시했다. 전자화폐시장에 다음카카오의 등장은 또 다른 시장의 개막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시장규모가 커지고 전자화폐의 종류도 다양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