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매각가를 터무니 없이 높게 책정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미래에셋이 정작 가격 협상에서 발을 빼면서 지역 경제계에서는 사필귀정이라는 입장과 함께 지역 연고를 배경으로 한 기업으로서 호남지역 민심을 역행하기에는 큰 부담을 느꼈을 것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3일 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미래에셋 등 금호산업 채권단은 매각 협상 가격을 1조218억원(주당 5만9000원)으로 결정하면서 금호측이 생각하는 금액(약7000억원대)과 두 배 가까운 차이를 내며 매각 작업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나마 하나 남아있는 호남기업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감 또한 높아졌다.
그러던 중 금호산업 최대 주주이면서 이번 매각가 결정을 주도한 미래에셋이 갑자기 매각 협상에서 빠지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래에셋이 1조 218억원의 매각가를 제시한 후 지역 경제계에서는 매각가가 높아도 너무 높다는 비판과 함께 동향 기업으로서금호산업 너무한 것 아니냐는 호남지역 민심이 팽배해진데 대한 부담이 작용했을 것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광주 출신인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시장논리 만을 내세워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동향기업인 금호산업 죽이기에 앞장서고 있다는 호남 지역 여론이 고조되는 상황이었다.
이같은 여파는 결국 지역 경제계를 대표하는 광주경영자총협회가 성명을 내기에 이르렀다.
광주경영자총협회는 지난달 29일 성명을 내고 “삼일·안진회계법인이 산출한 금호산업의 공정가치는 3만1000원이다. 공정가치 평가를 주장해왔던 채권단이 두 회계법인이 산정한 가격의 두 배인 5만9000원을 불렀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연 어느 기업이 공정가치도 지키지 않은 가격 1조원을 투입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금호산업의 원 주인인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박삼구 회장은 지난 5년간의 구조조정 과정 동안 뼈 아픈 고통을 감내하며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력했다"고 미래에셋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특히 "채권단이 재기에 나서려는 향토 기업의 발판을 뒤흔드는 것을 보며, 자칫 금호그룹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지는 않을까 두려움마저 앞선다"고 우려하면서 "금호그룹은 경제적 기반이 전국에서 가장 취약한 이 지역에서 지역민들과 애환을 나누며 성장한 대표 향토기업인데 금호그룹의 품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인수가 무산되면 호남 지역경제는 큰 타격을 입게될 게 자명하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의 이번 행보를 지켜보는 지역 투자자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미래에셋 고객이라는 지역의 한 투자자는 “미래에셋은 금호산업의 조건부 워크아웃 졸업까지 신규투자, 추가증자 참여 등 기여한 바가 전혀 없다. 금호산업의 주당가치 5만 9000원은 합리적 근거가 없고, 오히려 고려해야 할 사안들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금액이다. 미래에셋이 재무적 근거 없이 투자원금으로만 협상가액을 제시하려 했다면, 애초 입찰과 기업 가치 평가는 왜 했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