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입에는 대충 아무거나 들어가도, 내 아이가 먹을 것에는 조금도 대충할 수 없는게 엄마 마음이라죠? 맘까페에는 그래서 이런 글이 넘쳐납니다. "아기한테 감기 약 먹여도 될까요?", "밥 안 먹는 아이, 어떡하죠?", "아이가 친구한테 물려왔어요" 등등. 사실은 저부터가 이런 고민에 휩싸여 있습니다. 지난해 엄마가 돼서 막 초보 딱지를 벗고 있는 제가 육아 동지들의 '맘'을 헤아리는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 18개월 차에 접어든 아이를 둔 30대 주부 오문희 씨. 나씨는 어금니가 하나 둘 올라오고 있는 아이의 입속을 보면서 치약을 사용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동안에는 물로만 양치를 시켜왔다. 어떤 치약을 써야할지도 막막한 상태. 맘 카페에 치약을 추천받았는데 대세는 수입제품인 'W'치약으로 모아졌다.
"국내 제품의 성분은 믿을 수가 없다", "미국 식약처 승인이기 때문에 기준이 국내보다 까다로워 안전하지 않겠나"하는 것이 주요 이유였다. 일부 엄마들 사이에선 국산 치약보다 많게는 3배나 비쌈에도 W치약을 사기 위해 직구도 마다하지 않는다.
#. 12가지 유해성분을 첨가하지 않았다는 국산 A제품을 구입한 30대 주부 박진경 씨. 막상 사고 보니 1단계는 뱉을 수 없는 아이를 위해 삼켜도 되는 제품이었고, 2단계는 치약을 묻혀 칫솔질을 한 후 젖은 거즈로 닦아내 줘야 하는 제품이었다. 제조사에 물어보니 성분은 같지만 용량에 차이가 있어 그렇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같은 성분인데 왜 어떤 것은 먹어도 되고, 어떤 것은 닦아줘야 하는지 이씨는 혼란스러워졌다.
현재 각 제조사는 식약처의 의약외품 중 치약제품 제조가이드에 따라 처방 및 신고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영유아 제품과 관련한 별도의 안전법 적용이나 기준은 없는 상태. 현재까지는 영유아 치약에 성인용 기준을 적용해도 무방한 것이다. 따라서 개별 제조사들은 자체적인 기준에 따라 치약을 만들고 있다. 이렇다보니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혼선이 생기고 이를 방지하고자 해외제품 구매에 더욱 열을 올리게 되는 것이다.
오락가락한 기준도 소비자의 의구심을 부추긴다. 단적인 예가 바로 타르다. 적색2호와 적색102호는 아이가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붉은 색깔을 내는 원료다. 하지만 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며 지난해부터 논란을 빚어왔다. 지난해 국정감사 결과 국내 유통치약 300여개 중 3분의 1이 넘는 1200여개에서 타르 색소를 사용하고 있었고, 특히 삼킬 가능성이 높은 어린이 치약 제품에서도 320여개 제품 중 43개가 적색2호 타르색소를 사용하던 것이 드러나기도 했다.
결국 식약처는 지난 10월7일 뒤늦게 '의약품 등의 타르색소 지정과 기준 및 시험방법' 일부 개정안을 시행해 타르 색소를 구강 내에 적용하는 제품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논란을 지닌 성분은 또 있다. 국내 시판하는 치약 중에는 발암 논란이 있는 파라벤, 트리클로산 등의 물질을 함유하는 제품도 여전히 많은 것. 파라벤은 치약 내에서 세균이 자라지 않게 보존제 역할을 하는데 대표적으로 호르몬 교란과 발암물질로 세계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추세다. 항균제인 트리클로산은 치태의 성장을 막고, 치아 유해균을 없애는 역할을 하지만 발암유발 원인으로 의심받고 있고,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고 있다.
식약처는 파라벤 유해성분이 일자 우리나라 치약 제품의 파라벤 함량 기준은 0.2% 이하로, EU(단일 0.4% 이하, 혼합 0.8% 이하), 일본(혼합 1.0% 이하), 미국(기준 없음) 등과 비교해 국제적으로 가장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한바 있다.
하지만 올해는 다시 말을 바꿨다. 식약처 관계자는 “현재 파라벤과 트리클로산에 대한 제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된 만큼 내년부터 사용을 금지할지 여부를 평가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