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음은 몸 속의 열을 가장 급격하게 올리는 요인 중 하나이다. 그래서 건선피부염이 없는 사람도 폭음이 잦아지면 뾰루지가 나거나 전신 소양증이 생기기도 하며, 안면홍조증, 주사비(딸기코) 등 피부에 상시 열이 떠 있는 듯한 상태가 지속되기도 한다. 본래 몸속에 열이 많은 피부 건선 환자의 경우에는 두 말 할 필요도 없다.
또한 잦은 술자리로 인한 수면부족 그리고 숙취로 인한 수면의 질 저하는 몸의 피로도를 높여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한편, 급격히 체액을 소모해 피부 온도가 상승하는 허열(虛熱) 상태로 만든다. 그래서 과음을 한 다음날에는 얼굴이 자꾸 벌겋게 달아오르는 증상이 흔히 나타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 역시 피부 건선 증상에 해롭다.
강남동약한의원 이기훈 박사는 “표면적으로 건선은 몸 자체의 건조함이 문제가 되는 피부 질환이지만 몸 속에 ‘열이 많아서’ 생긴다. 열이 많으면 그 열로 인해 몸의 체액이 마르고, 그 결과 피부가 건조하고 예민한 상태가 되어 피부 건선까지 진행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술은 일시적으로 우리 몸에 많은 양기(陽氣)를 공급하는데, 양기는 우리 몸에서 열을 발생시킨다. 따라서 술을 많이 마실수록 몸 속에 열이 많이 발생해 건선이 생기기 좋은 조건을 만들게 된다. 또한 수면부족은 면역력을 저하시켜 각종 감염증에 취약하게 만든다. 그래서 수면부족과 과로가 지속될 때 편도염이나 인후염과 같은 감기를 쉽게 앓게 되고, 이를 계기로 전신 물방울 건선이 나타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기훈 박사는 “건선 환자는 피부가 아주 예민한 상태에 있다. 때문에 조금이라도 열을 발생시킬 수 있는 환경에 노출되면 피부에 바로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며 “그래서 건선 환자는 소주, 맥주, 양주 등 모든 술, 특히 도수가 높은 술에 주의해야 하며 치료 도중에는 가급적 금주를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연말 모임에서의 술자리를 피하기란 매우 어렵다. 특히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자신이 피부질환이 있다는 것을 알리기 어려운 경우에도 권유하는 술을 거절하기 힘들어 난처한 상황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강남동약한의원 양지은 원장은 “건선 환자의 경우 술을 마시더라도 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을 마시는 것이 좋다. 즉 양주보다는 소주, 소주보다는 맥주가 피부에 미치는 악영향이 적다”며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일수록 급격하게 피부 온도를 상승시켜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도수가 낮은 술을 최소량만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부득이하게 술을 마셔야 하는 경우는 술기운이 오르기 전에 술잔을 놓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소주 반 병을 마실 때까지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가 더 마실 경우 얼굴색이 붉게 변하고 취기가 오른다면 반 병 이하가 무난하다”며 “얼굴이 붉게 변하고 취기가 오른다는 것은 이미 피부에 영향을 끼칠 정도의 술이 들어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기훈 박사는 “술은 그 자체로 피부에 해로울 뿐 아니라 늦게까지 술자리가 이어질 경우 수면부족을 유발하고 수면의 질 또한 떨어뜨려 감기나 장염에 걸리게 만드는 등 겨울철 면역력을 크게 약화시킬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감기, 편도염, 바이러스성 장염 등 각종 염증성 질환은 건선피부염을 유발하고 급격히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며 “따라서 치료 기간 중에는 가급적 술을 자제하는 것이 좋으며, 충분한 수면을 통해 몸의 피로를 회복한다면 건조한 겨울에도 건강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당부했다.
<사진=강남동약한의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