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조성봉 기자
“우리 그룹은 지난 2010년 이후 이익률이 급격히 하락해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윤이 나지 않는 것은 과감히 정리해야한다. 이윤의 극대화를 통해 금년 영업이익 목표를 기필코 달성, 기업가치를 올리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자.”
지난해 말 금호산업을 품에 안으며 금호그룹의 ‘척추’ 재건에 성공한 박삼구 회장의 신년사다. 새해벽두부터 ‘이윤’을 이렇게까지 강조한 이유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그룹 재건을 위해 이윤이 그 만큼이나 간절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 에어서울 '기대', 노사관계 '우려'


금호기업을 통해 금호산업-금호아시아나-계열사로 이어지는 그룹의 중추를 거둬들인 박삼구 회장은 ‘긴축경영’을 선포했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부실한 금호아시아나의 재정상태를 정상적으로 돌려놓는 것에 사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다. 이와 동시에 그룹의 핵심인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구조조정의 뜻도 피력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점통합, 업무외주화, 조직슬림화에 나섰다. 다만 인위적인 구조조정 대신 직무변경을 통해 타 업무로 재배치하고 신규 채용을 축소하며, 희망휴직 및 희망퇴직 제도를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임원 임금을 삭감하고 전무이하 40여명의 임원지급 차량도 회수했다.

이는 쪼개진 채권단 산하에서 쉽사리 진행하기 힘든 사안이다. 업계에서는 박 회장이 그룹의 정상적인 지배력을 얻으며 아시아나항공이 기사회생 할 것이란 기대감도 갖게 했다. 금호산업 인수과정에서 진 5700억원이라는 빚은 박 회장에게 ‘배수의 진’이나 마찬가지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액 3조8889억원, 영업이익 172억원을 올렸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6.1%, 23.6% 감소했다. 순손실액은 1634억원에 달했다. 전년도에 비해 손실 규모가 1600억원 가량 불어났다.

영업결손은 부채비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3분기 부채규모는 6조3600억원으로 6747억원 증가했고 부채비율은 997%까지 올랐다. 2012년부터 4년동안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채 갚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됐다. 부채가 높을 수밖에 없는 항공산업의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업계 평균대비 2.8배에 달한다. 경영 혁신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박 회장은 에어서울의 출범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아시아나항공은 경영정상화 계획에 일본 지선과 동남아 심야노선 등 11개 노선을 순차적으로 에어서울에 이관하는 방안을 포함시켰다. LCC와의 경쟁에서 밀려 경쟁력을 잃은 노선들인데, 에어서울에 이 노선을 이관해 사업을 조기 정착시킨다는 목표다.

/사진=뉴시스 고승민 기자

하지만 노사관계는 우려요소다. 노조는 비상경영안이 발표된 이후 김포공항 회사 격납고 앞에서 천막농성을 진행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의 현재 위기가 박삼구 회장이 앞서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의 인수과정에서 시작됐다는 생각에서다.

노조는 박 회장의 무리한 인수로 인해 건전했던 회사의 재무구조가 악화됐고 이로 인해 현재의 상황까지 치달았다는 입장이다. 노조 측은 "영업이익을 내도 이자비용을 충당하느라 당기순손실이 날 수밖에 없는 재무구조를 만든 것은 경영진"이라며 "구조조정의 칼날은 노동자가 아닌, 잘못된 경영으로 회사를 이 지경까지 내몬 경영진에게 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호타이어에 깊어지는 고민

이런 상황에서 채권단의 금호타이어 매각 움직임이 나왔다. 최근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매각 여부를 확정짓기 위한 타당성 조사(M&A feasibility study)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빠르면 오는 6월부터 금호타이어 매각 절차가 시작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은 다시 고민에 빠질 전망이다. 금호타이어는 박 회장이 항공, 건설과 함께 주력사업분야로 지목한 사업으로 그룹 내 캐시카우로 꼽힌다. 박 회장의 입장에서는 놓칠 수 없는 사업이다. 우선매수청구권도 가지고 있지만 문제는 자금력이다. 금호산업 인수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는데 여력이 있겠냐는 회의적 시각들이 많다.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자금력을 일부 동원해 인수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아시아나항공의 현재 재무상태와 노사관계 등을 고려하면 불가능해 보인다.

여기에 국적항공사 아시아나항공의 지배사인 금호산업의 경우 해외매각에 제한이 있었지만 금호타이어의 경우 해외매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인수가능성은 더욱 낮게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