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18일 오전 민생구하기 서명운동 추진본부 현판식을 마친 뒤 서명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민생구하기 입법촉구 1000만 서명운동'이 반(反)기업 정서를 부추긴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서명하고 정부와 각종 협회에서 기업에 강제 서명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낸 사실이 알려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중복 서명' 논란에도 부딪쳤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상공회의소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진행 중인 서명운동은 이름과 소속, 주소를 기입하고 서명하기를 누르면 간단하게 완료된다. 주요 포털사이트의 첫 화면에도 서명운동 광고가 게재돼 있다.


문제는 숫자나 특수문자를 이용해 이름을 변경하면 같은 아이피(IP) 주소로 재서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즉 동일인이 중복 서명할 수 있다. 대리 서명도 가능하기 때문에 '박근혜'라는 이름으로 서명한 사람이 1000명에 이른다.

문제가 불거지자 서명운동본부는 시스템 보완을 거쳐 부정확한 이름으로 서명한 사람을 걸러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사후 정정이 가능하고 시스템상 본인을 확인할 방법이 없어 서명 참여 수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삼성, SK 등 대기업들이 서울 주요 시내에 위치한 본사에 서명 부스를 설치 운영하며 일부 시민은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의 SK 본사 앞을 지나는 한 시민은 "민생구하기 법안이 기업 구조조정을 쉽게 하기 위한 법이라는데 회사원들이 강제적으로 동원되는 것 같아 보기에 씁쓸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