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은 알게 모르게 일상에서 만 번 이상 움직인다고 해요. 그래서 손목은 나를 표현할 때 가장 노출이 많고 이목이 집중되는 신체부위죠. 시계의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디자인, 다양한 재질, 컬러에 따라 그 사람의 이미지가 바뀌곤 해요.”
  
자스페로(zaspero)라는 스위스 시계 브랜드를 유통 판매하는 현상열 자스페로코리아 대표가 시계와 인연을 맺은 것은 다니던 증권회사를 그만두고 ‘니체’라는 이탈리아 시계를 판매하면서부터다. 증권회사에서 파생 상품을 담당하며 꽤 잘 나갔지만 미래를 생각했을 때 하루 빨리 다른 일을 찾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다.


“주변에 증권 관련 일을 하던 사람 중 잘 풀린 사람을 찾기가 힘들었어요. 단, 장기투자처럼 시간에 투자하면 잘 될 가능성이 많다는 배움을 얻었죠.” 잘 모르는 분야였지만 우연한 기회에 시계를 수입 판매할 여건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10년 가까이 돈 벌이가 되지 않았다.


“돌파구를 찾은 것이 스위스시계박람회에서 찾은 자스페로라는 브랜드였어요. 당시 국내에 100만원~1000만원대의 고가 스위스 시계가 있었지만 합리적인 가격의 브랜드가 없었는데 ‘바로 이거다’ 싶었죠.”


자스페로는 알프스의 진주로 불리는 스위스 자스페 지방의 자연을 모티브로 탄생한 시계 브랜드다. 블랙앤 로즈골드의 컬러로 화려함과 럭셔리함이 특징이다. 스위스 본사에서 바라본 한국 시장에 대한 저평가와 시장진출의 불확실성 때문에 한국 독점계약체결이 어려웠지만 될 때까지 밀어부쳤다. 현 대표의 생각은 적중했다. ‘시계는 스위스가 최고’라는 인식과 대중적인 가격은 론칭 후 큰 호응을 얻었다.


2009년 론칭 후 2012년에는 스위스 본사의 지분을 인수했고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퍼시픽도 관리하고 있다. 자회사로 자스페로코리아 한국법인을 설립했고 국내에만 한정됐던 시장을 전 세계로 넓히고 있다. 또한 기계식 시계브랜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판단, 70년 역사의 브랜드 '마르벤'을 인수했다.


현재 자스페로코리아는 12개의 브랜드(ZASPERO , MARBEN, KLASSE14, SILVANA, COACH, HUGO BOSS, LACOSTE, KENZO, FERRARI, TOMMY HILFIGER, TIMBERLAND , POLICE)의 한국 공식 시계 수입원으로 자체 유통망을 구축, 2014년부터 롯데백화점에 14개 직영점을 운영 중이다. 


자스페로코리아의 계획은 크게 두 가지다. 국내 마켓은 패션 및 엔트리 럭셔리 부문에 치중돼 있는 12개의 브랜드를 하이엔드 시계로 라인업을 완성시키고 해외 마켓은 일본과 중동 시장 확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달 홍콩 침사추이의 매장 오픈을 시작으로 중화권 아시아시장 공략도 본격화한다. 


“20년 전만 해도 한국이 시계와 관련한 최고 기술을 갖고 있었는데, 현재는 한국 시계의 제조 기반이 많이 무너진 것 같아요. 현재 수입 유통업을 하고 있지만 미래에는 한국 시계 기술 발전에 큰 보탬이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