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춧값이 폭등하면서 추석 명절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식당에선 배추김치가 자취를 감췄고, 유통가에선 포장김치 품절 대란이 벌어졌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9일 현재 고랭지 배추 1포기의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8128원이다. 한 달 전(4043원)보다 101%, 1년 전(2846원)보다 186% 올랐다. 7월까지만 해도 포기당 2000~3000원 수준이던 배춧값이 8월 들어 4000~6000원대로 치솟더니 급기야 8000원을 넘어선 것.
심지어 서울·제주 등에서는 1만2000~1만3000원선에 판매된다. 속만 따로 뺀 작은 알배추를 4000~5000원에 내놓은 매장도 있다.
9월 1~9일 평균 배추 소매 가격은 2992원이다. 이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가격자료를 수집한 1996년 이후 20년 만에 가장 비싼 수준이다. 역대 최고 배추 시세는 2010년 9월의 7021원이었다.
최근 5년간 9월 배추 평균 시세는 2000~4000원선이었으며, 2014년, 2015년에는 1000~2000원이면 배추 1포기를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시세가 안정됐다. 때문에 올 추석을 앞둔 가격 급등에 소비자들이 느끼는 비용 부담감은 한층 더 크다.
배추 가격이 오르면서 식당에서 김치가 사라졌다. 배추 대신 무·열무·오이 등으로 김치를 대체한 가게가 많다. 서울 광화문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15년째 식당을 하고 있는데 배춧값이 이번처럼 무섭게 오른 적이 없다”며 “단가를 맞출 수가 없어 배추김치를 빼고 다른 반찬을 올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포장김치는 때 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직접 김치를 담그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들다보니 대형마트나 홈쇼핑, 온라인몰 등의 포장김치 매출이 빠르게 늘었다. 일부에서는 물량 부족으로 인한 품귀현상까지 발생했다.
이마트의 포장김치 매출 신장률은 7월 17.4%, 8월 18.2%에서 이달 들어 59.3%로 뛰었다. GS샵이 지난 2일 판매하기 시작한 ‘종가집 포기김치 11kg + 총각김치 1kG’는 15분 만에 3500세트가 완판됐다.
포장김치 업계 1위인 대상 ‘종가집’은 온라인몰에서 배추김치 판매를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대상 관계자는 “농가와 계약재배 방식으로 재료를 받고 있는데 최근 주문량이 폭주해 기존에 확보했던 3개월치 재고까지 소진했다”며 “배춧값이 올라도 포장김치 판매가를 인상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려운 만큼 추가로 배추를 구입해 물량을 조달하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배추 외 다른 채소 가격도 급등세다. 무(1개) 가격은 한 달 전 1800원대에서 9일 현재 2900원대로, 풋고추(100g)는 900원대에서 1700원대로 올랐다. 지난달 7000원대였던 시금치(1kg)는 2만원을 웃돈다. 지난달 1000원 안팎에 판매되던 호박(1개)도 현재 2300원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