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최순실 국정농단사건’의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미르·K스포츠 재단의 출연금과 관련해 최순실씨(60·구속기소)에게 제3자 뇌물수수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현 상황에서 53개 기업의 774억원 출연금과 관련해 부정청탁임을 입증하기가 어렵다며 강압에 의한 출연금으로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과 최씨의 혐의와 관련해 조사 강도를 높이는 만큼 ‘뇌물’ 여부가 관건으로 꼽히고 있다. 뇌물수수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기업들은 뇌물공여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이에 관련업계 일부에선 여러 이익을 기대한 특혜성 출연금이라 보는 시각도 있다. 경영상 애로사항 등을 해결할 목적으로 자금을 전달한 게 아니냐는 것. 특히 검찰의 이번 발표에서 빠진 일부 기업은 향후 집중조사대상으로 꼽히고 있어서 바짝 긴장한 상태다.
삼성은 최씨의 딸 정유라씨와 관련해 35억원 규모의 승마 특혜 지원 의혹을 받고 있으며,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강요로 장시호씨의 재단에 16억원을 준 점도 조사 중이다. 롯데그룹은 K스포츠 재단에 70억원을 추가 기부했다가 돌려받은 다음날 검찰수사가 시작됐으며, KT와 현대차는 최씨의 최측근 차은택(47·구속)씨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에 거액의 광고계약을 준 점 등이 논란거리다. 포스코는 계열사였던 광고업체 지분 양도 문제, 펜싱팀 창단, 권오준 회장 선임을 둘러싼 의혹을 안고 있다. 아울러 CJ그룹은 청와대 경제수석이 이미경 부회장 퇴진 압력을 넣은 것으로 알려져 최씨의 여러 의혹에 얽혀있다.
게다가 박 대통령 측이 특검 조사를 받기로 하면서 기업들의 관심은 다음 달 초로 예정된 특별검사 수사로 쏠렸다. 조사 상황에 따라 대기업 총수들이 줄줄이 재소환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21일 현재 7대 그룹 총수들은 국정조사 증인으로 채택된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은 발등의 불을 끄는 데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서 “경영 마비가 우려되는 만큼 내년 초까지는 특별한 움직임 없이 사태를 주시할 것”이라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