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가 대목으로 일컬어지던 4분기에 저조한 실적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융정보 제공업체 와이즈에프엔과 게임업계에 따르면 일본 증시에 상장한 넥슨을 제외한 한국 게임업계 빅 2인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전망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엔씨소프트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0월 추정치였던 2459억원보다 15.4% 줄어든 2081억원을 기록했다. 넷마블게임즈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도 1281억원으로 지난해 10월 추정치였던 1803억원보다 약 29% 감소했다.
지난 박근혜정부 시절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관계가 틀어진 후 지난해 5월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다. 당시 한중 관계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게임업계의 실적 추정치도 높아졌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반년이 지난 현재도 양국의 관계 회복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특히 게임업계는 중국 진출에 필수적인 판호 발급이 재개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앞으로의 실적방향 부정적인 상황이다. 판호는 중국정부에서 승인하는 일종의 허가권이다. 중국에서 게임을 서비스하는데 필수로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하 광전총국)에서 발급한다.
현재 한국게임에 대한 중국정부의 판호 방침은 사실상 전면 금지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정부가 판호를 허용하면 한국 게임업체들의 수출은 2016년 달성한 4조원을 크게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게임업계는 넷마블게임즈의 리니지2: 레볼루션을 시작으로 리니지M, 오버히트, 테라M 등 대작 모바일게임을 연이어 출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게임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현재까지 중국 광전총국에서 판호를 받은 한국산 게임은 단 하나도 없다. 이 기간 중 한중 관계는 정상회담을 비롯해 양국 정부당국자들이 활발히 교류하는 등 외교갈등 봉합국면에 접어들었지만 판호발급 중지는 요지부동이다.
반면 중화권 게임은 빠르게 국내 게임시장에 퍼지고 있다.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소녀전선’과 ‘붕괴3rd’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특히 소녀전선은 지난해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게임박람회 지스타에도 모습을 드러낼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판호 발급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중국에 판호를 신청한 게임회사의 한 직원은 “판호문제가 곧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한 지 10개월에 접어들었다”며 “관광 같은 문제가 먼저 처리되고 중국의 게임산업이 충분히 성장을 한 후 한국게임을 불러들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가 등에서는 “텐센트 같은 거대 기업이 나선다면 판호 이슈는 시간문제”라며 “최근 중국 게임사들이 한국게임을 살펴보는 만큼 판호 개방이 머지 않았다”며 맞섰다. 그는 이어 “중국 광전총국이 주관하는 2018년 중국 기대작 시상식에서 한국온라인게임 3종이 수상작에 포함되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는 풀이도 내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당분간 판호가 발급되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관측을 조심스럽게 내놓는다. 중국정부가 판호라는 이름의 무역장벽을 설치하고 한국게임의 수입을 원천 차단했다는 분석이다.
게임업계 한 전문가는 “최근 세계적인 무역시장의 기조가 보호무역으로 가고 있다”며 “중국 정부도 자국 산업의 보호와 육성을 위해 한국게임 수입을 전면 차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게임과 상대가 되지 않을 만한, 혹은 이미 한물 간 게임들만 중국 기업과 합작형태로 판호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