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는 5일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 전 실장(부회장), 장충기 전 차장(사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황성수 전 전무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따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됐던 최 전 실장과 장 전 사장도 석방된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해 8월 이 부회장에게 제기된 ▲뇌물공여 ▲횡령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 ▲국회위증 등 5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며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이 같은 판결을 뒤집고 뇌물공여를 제외한 다른 혐의를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특검 공소의 핵심 쟁점인 개별적·포괄적 현안으로서의 승계작업이나 부정청탁이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어떤 이익이나 특혜를 요구했거나 실제로 취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는 것.
미르·K스포츠재단과 영재센터에 대한 지원금 역시 뇌물이 아니라고 봤고, 재산의 국외도피 혐의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2심 재판 과정에서 새롭게 제기된 박근혜 전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0차 독대’ 의혹 역시 인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승마 지원에 관한 용역 대금 36억원은 단순 뇌물 수수에 해당하는 뇌물 공여로 보고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마필 자체의 소유권이 최씨에게 이전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마필 구매 대금 등은 뇌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대한민국의 최고 권력자인 박 전 대통령이 국내 최고 기업집단인 삼성의 경영진을 겁박했고 최씨는 그릇된 모성애로 사익을 추구했다”며 “이 부회장 등은 정유라씨에 대한 지원이 뇌물에 해당한다는 걸 인식하면서도 거절하지 못한 채 뇌물공여로 나아간 사안”이라고 이 사건을 규정지었다.
이 부회장 등의 뇌물 공여가 사실상 겁박에 의해 어쩔수 없이 이뤄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편 삼성 측 변호인은 이날 선고직후 “중요한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의 용기와 현명함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다고 말했다.
다만 “저희 주장 중 재판부에서 일부 받아들여지지 않은 부분은 상고심에서 밝혀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승마 지원과 관련해 단순 뇌물 공여로 인정한 부분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