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바빠도 아이 먹일 것은 직접 만들어야지. 넌 엄마잖니."
"요즘 엄마들은 생판 모르는 남에게 애를 맡겨놓고 쯧쯧. 돈 버는 게 그렇게 중요한가."

지난 34년의 인생을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았는데 아이를 키우면서는 주변사람들의 간섭이 상상을 초월했다. 특히 워킹맘은 육아에 관해선 정보가 모자라고 아이에게 충분한 사랑을 주지 못한다는 편견 탓에 부모님과 친척들, 지나가던 동네 할머니마저 잔소리 대열에 합류했다.


◆3세까지는 엄마가 키워야 한다는 '3세 신화'

얼마 전 해외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3세 신화는 신빙성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경을 막론하고 일하는 엄마들의 가슴에 무수한 비수를 꽂았던 3세 신화는 영국 어느 학자의 근거 없는 주장일 뿐이었다.

세상에 자기 아이를 직접 키우고 싶지 않은 엄마가 있을까. 아이를 키우는 것과 직업을 갖는 것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가 아닌데도 워킹맘은 '아이 대신 일을 선택했다'는 오해를 종종 받는다. 백번 양보해 부모가 아이를 키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해도 양육의 책임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사람은 아빠보다 엄마인 게 현실이다.


또 맞벌이부부가 대부분인 요즘은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매일 배달해주는 간편 이유식이 생겼지만 나는 첫아이를 키우며 마트 이유식을 먹였다고 베이비시터와 가족, 심지어 친구에게도 갖은 모진 말을 들어야 했다.

"쪽쪽이(가짜젖꼭지)는 그만 떼라." "왜 기저귀를 아직도 못뗐느냐." "왜 말을 아직도 못하느냐." 등등 아마 아이들이 스무살이 돼 독립할 때까지 이 지긋지긋한 육아간섭은 끝나지 않을 듯하다. 집안에서나 밖에서나 육아에 참견하는 사람들은 아이에 대한 관심이라고 표현하지만 당하는 사람에게는 지나친 사생활 침해다. 사람도 저마다 생김새와 성격이 다르듯 아이의 성장환경 역시 부모가 최선을 다했다면 어떤 것이든 존중받아야 한다.

어린이집에서 스스로 식사하는 큰아이. /사진=김노향 기자

◆독립적인 아이로 키우기
아이들은 무엇인가 시도할 때 부모의 도움을 거부하기도 한다. 밥 먹을 때, 이 닦을 때, 걸음마를 배울 때 등이다. 그렇지만 대다수 육아 참관인들은 아이의 서툴고 답답한 행동을 기다리지 못해 엄마인 내게 대신 요구하곤 했다.

숟가락을 잡는 법이 잘못돼 자꾸 놓치고 흘리는 밥알이 태반이라 아이는 손으로 집어삼키거나 그릇에 입을 대고 강아지처럼 먹기도 한다. 아이의 모습을 지켜보며 생각했다. '때로는 엄마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스스로 다른 방법을 찾을 수도 있구나.' '엄마들이 아이를 도와주는 건 흘린 밥알을 청소하기가 귀찮아서는 아닐까.'

한 지인은 수험생 자녀와 시험범위의 처음부터 끝까지 공부한 후 서로 문제를 내고 토론도 한다고 했다. 그의 노력과 열정이 대단하다고 느끼는 한편 내 아이는 엄마와 함께가 아닌 혼자서도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어른으로 성장했으면 하고 바랐다. 워킹맘이라서 아이의 모든 시간을 함께해줄 수 없다는 핑계일지 모르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