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구광모 LG전자 정보디스플레이(ID) 사업부장(상무), 정기선 현대글로벌서비스 부사장, 허세홍 GS글로벌 사장, 이규호 코오롱 상무. /사진=각사 제공
재계 오너들의 세대교체에 속도가 붙었다. 그간 경영수업에 매진하던 오너 3~4세 경영인들이 올들어 경영전면에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 속에서 젊은 감각을 가진 3~4세 경영인들 통해 후계구도를 강화하는 한편 기업을 혁신하고 새로운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오너 3~4세 시대 개막

코오롱그룹은 최근 4세 경영의 포문을 열었다. 이웅열 코오롱 회장의 장남 이규호 코오롱 상무는 얼마 전 코오롱글로벌의 자회사인 코오롱하우스비전이 쉐어하우스 브랜드 ‘커먼타운’을 분할해 설립한 ‘리베토’의 초대 대표이사로 임명됐다.


이 상무가 코오롱 그룹내 계열사 CEO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차장으로 입사한 이 상무가 대표이사 자리를 차지한 것은 사실상 코오롱그룹이 4세경영을 본격화한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쉐어하우스는 여러 명의 입주자가 한 곳에 거주하며 경제적인 부분을 함께 분담하되 공용공간과 개별공간을 구분한 주거형태를 말한다.

1인 가구가 매년 성장하면서 새로운 대안주거 모델로 주목받고 있으며 코오롱은 지난해 4월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앞으로 쉐어하우스 사업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느냐가 이 상무의 경영능력을 평가할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LG그룹 4세인 구광모 LG전자 정보디스플레이(ID) 사업부장(상무)도 최근 국제적인 행사에 참가하며 글로벌 행보의 첫 걸음을 내딛었다.

구 상무는 이달 초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는 상업용 디스플레이 국제 전시회인 ‘ISE 2018’에 ID 사업부를 인솔해 참가했다. 구 상무가 공개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2006년 입사 이후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구 상무가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B2B 분야에서 글로벌 파트너 및 고객사와 접점을 확대하며 그룹내 후계구도를 다져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GS그룹 4세인 허세홍 GS글로벌 사장은 이미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케이스다. 2007년 GS그룹에 입사해 GS칼텍스 싱가포르 부법인장, GS칼텍스 석유화학·윤활유사업본부 본부장을 역임한 허 사장은 2016년 말 인사에서 GS글로벌 대표이사를 맡았다. 이후 불과 1년 만에 매출 3조3874억원, 영업이익 480억원의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경영일선 전면 배치


허 사장 외에도 허준홍 GS칼텍스 전무, 허윤홍 GS건설 전무, 허서홍 GS에너지 상무 등 4세들이 주요 계열사 임원을 맡아 세대교체 기반을 닦고 있다.

현대중공업 3세인 정기선 전무는 지난 정기인사에서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전격 승진하며 경영전면에 나섰다.

그간 조용히 경영수업에 집중하던 정 부사장은 2014년 말 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한 이후 대외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와 전략적 협력 관계 구축을 진두지휘 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고, 이 같은 실력을 인정받아 상무 승진 4년 만에 계열사 대표이사 부사장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두산그룹은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박진원 네오플럭스 부회장, 박태원 두산건설 부회장,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 박재원 두산인프라코어 전략디지털혁신 담당 상무 등이 모두 4세 경영인이다.

CJ그룹도 지난해 말 이재현 회장의 딸인 이경후 CJ 미주 통합마케팅 담당이 상무보 승진 8개월만에 상무로 승진했다. 또한 남편인 정종환 미주 공동본부장도 상무로 승진하며 3세 경영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 외에 세아제강 오너 3세인 이태성 세아홀딩스 경영총괄 겸 세아베스틸 대표이사 부사장과 이주성 세아제강 부사장이 올해부터 경영전면에 나서며 미래 세대의 책임경영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