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전세계의 시선을 사로잡은 ‘드론 라이트 쇼’로 드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업계는 정부의 미흡한 조치로 드론산업의 성장이 막혀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 9일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등장한 1218대의 드론은 하늘을 가르며 오륜기와 스노보드를 탄 사람의 형상을 그렸다.
드론의 이름은 ‘슈팅스타’. 227g의 무게에 30㎝ 크기로 약 21분가량 비행할 수 있다. 흰색, 녹색, 붉은색, 푸른색 등 4가지 색상을 구현할 수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LED)와 위치시스템, 통신칩 등 각종 센서가 부착된 이 작은 비행체는 사상 최대의 드론쇼를 연출했다.
이 장면에 외신들은 극찬했다. 미국 ABC TV는 “동시에 비행하는 드론 수로는 사상 최대로 기네스 기록에 올랐다”고 말했다. 영국 BBC는 “개막식의 와우포인트(놀랄만한 부분)였다”고 소개했으며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은 “숨이 멎을 듯한 명장면을 연출했다”고 보도했다.
전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은 이 쇼는 미국 인텔 드론팀의 작품이다. 인텔 엔지니어들은 드론에 스스로 연산하고 작동하는 엣지컴퓨팅을 도입해 한대의 노트북으로 전세계가 감탄할만한 장면을 그리는데 성공했다.
◆시장 커지는 데 승인 감감무소식
드론기술의 성장과 함께 시장도 급격한 성장세다. 12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드론시장규모는 산업용 드론의 빠른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45% 증가, 2020년 현재의 3배 규모인 7억달러(약 7477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드론시장은 중국 다산촹신커지(DJI)가 전체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 가운데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무게추가 옮겨가고 있다.
하지만 국내 드론산업은 여전히 규제에 막혀 고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1월 드론 관련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 ‘드론 특별 비행승인제’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그간 금지됐던 야간 시간대, 육안거리 밖 비행을 사례별로 검토·허용하는 제도다. 국토부에서 신청서를 접수하고 난 후 90일 이내 적합성을 검사, 승인서를 발급하는 구조다.
하지만 시행 100일동안 허용된 ‘특별 승인’은 지난달 13일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봉송행사 단 한건에 그친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지난해 11월2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드론 관제시스템 상용화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LG유플러스 측은 사업을 시행하는 데 있어 국토부의 드론 특별 승인 절차만 남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토부가 90일을 넘긴 현재까지 특별 승인을 허용하지 않아 자칫 이 계획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LG유플러스 한 관계자는 “제도 시행 100일 동안 승인을 받은 것은 단 한건”이라며 “국토부가 국가와 기업에 이중잣대를 적용한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체계적이지 않은 특별 승인제가 오히려 드론산업의 성장을 저해한다고 주장한다. 드론업계 한 관계자는 “제도가 두루뭉술하고 국토부의 자의적인 해석에 좌우될 소지가 있다”며 “드론 특별 승인제는 포지티브 규제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주장했다.
이에 국토부는 절차에 맞게 승인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해명했다. 국토부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의 경우 보완해야 할 사항이 있어 승인이 지연되고 있다”며 “시행된 지 얼마지나지 않은 제도라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다소 시일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