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60조원, 임직원 수 2만1000여명에 이르는 국내 최대 공기업 한국전력공사 사장의 역할은 막중하다. 한전은 지난해 4분기 1294억원 적자를 봤다. 2013년 2분기 이후 첫 영업 손실이다. 이에 따라 전기료 인상도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탈원전 정책에 따른 해법 찾기, 21조원 규모의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우선협상대상자로서의 협상 등 산적한 현안을 풀어 헤쳐가야 할 막중한 사명이 신임 사장의 어께에 달렸다.

이처럼 막중한 일을 진두지휘해야 할 한전의 신임 사장을 뽑는데 '깜깜이' 공모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한전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6시 마감된 한전 사장 공모 접수 결과에 대해 한전 안팎에서는 누가 접수했고, 몇명이나 지원했는지 등이 전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앞서 임원추천위원회 구성 역시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앞으로 진행되는 평가과정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임추위는 심사위의 독립성과 중립성 측면에서 비공개를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누가 사장에 내정됐다는 언론 보도가 연일 터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사장 공모에 참여한 후보자들의 '들러리' 논란도 이번 공모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이번 '깜깜이 한전 사장 공모'는 문재인정부의 투명한 국정운영 철학과 거리가 있어 보인다. 문재인정부가 투명하고 공정한 기업 운영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사장 인선 과정의 투명성과 절차의 정당성 확보 차원에서 최소한의 공개는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사장 공모뿐만 아니라 그 이전에도 실명은 차치하고 몇명이 공모에 참여했는지 최소한의 정보조차 공개가 안돼 밀실 야합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전 내부에서도 폐쇄적인 공모절차와 관련해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전 고위간부는 "사람 같은 경우는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지만 (한전)내부에서 공모 인원까지 비공개할 필요가 있느냐는 얘기가 나온다"고 조심스럽게 귀띔했다. 촛불 민심을 등에 업고 탄생한 문재인정부이기에 이전 정부와는 달라야 한다. 깜깜이 사장 공모로 밀실 코드 인사란 말이 나오지 않도록 국민의 알권리와 투명한 인사 공모 절차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문재인정부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