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핀테크시대를 맞아 지점을 축소하고 있다. 대다수 금융거래가 스마트폰으로 이뤄져 지점을 찾는 고객도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일하게 지점을 늘리는 은행이 있다. 이동빈 은행장이 이끄는 Sh수협은행이다.
이동빈 수협은행장은 지난해 10월 취임한 이래 꾸준히 지점수를 늘리고 있다. 그동안 수협은행이 미진했던 리테일(소매금융)영업을 강화해 영업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리테일영업 강화, 고객 접점 늘려
수협은행은 이번 달에만 지점 3곳을 오픈한다. 신도시와 뉴타운 지역에 문을 여는 작은 형태의 스포크(Spoke) 지점이다. 지난 4일에는 경기 남양주시 다산신도시에 임시영업점을 개점했고 18일 부산 명지지점, 25일 나주혁신도시지점을 순차 오픈한다.
이 행장이 내세운 '허브&스포크'는 일종의 대면채널 분리 전략이다. 큰 지점이 중심에서 여러 지점을 묶어 관리할 수 있어 대면채널 관리에 효과적이다. 시중은행도 점포를 줄이는 대신 허브&스포크로 영업에 몰두하고 있다.
이 행장은 새로 설치하는 3곳의 지점장 인사를 직접 챙기며 마케팅과 업무추진 능력을 갖춘 우수 직원을 선발했다. 신도시에서 영업에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영업에 탁월한 인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스포크는 개인과 사업자 고객을 상대로 소매금융마케팅 창구로 활용하고 허브는 기업고객 위주의 영업을 추진한다”며 “두 지점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도록 상호 협업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수협은행은 허브&스포크 10개소를 추가 오픈할 계획이다. 이 행장이 30여년간 시중은행에서 쌓은 노하우를 발휘해 수협은행을 영업에 강한 ‘중견은행’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1983년 한국상업은행에 입행한 그는 35년간 우리은행에 몸 담았다. 특히 여신지원본부장을 맡을 당시에는 우리은행의 자산건전성을 개선시킨 일등공신으로 정평이 났다. 성동조선과 STX조선 등 부실기업의 대출을 최소화한 여신전문가라는 평가다.
이 행장은 수협은행에 취임 후 100일간 전국 126개 영업점을 누비며 여신관리 현황을 확인했다. 수협은행의 자산 비중이 기업금융 70%, 개인금융 30%인 것을 고려해 소매금융 확대를 지시했다. 120만명 수준인 고객 수는 200만명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이 행장은 “수협은행 임직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리테일 중심으로 환골탈태할 것”이라며 “일등 중견은행으로 도약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공적자금 걸림돌, 사업 다각화 과제
새 바람을 일으키는 이 행장은 풀어야 할 과제는 산적했다. 먼저 수협은행이 오랫동안 정부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만큼 본격적인 사업에 속도를 내려면 공적자금 상환이 급선무다.
수협은행은 공적자금 상환 배당금에 법인세(24.4%)를 감면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수협은행 배당금의 법인세를 감면해 줄 경우 연평균 383억원, 상환 기간을 5년으로 잡았을 때 총 1916억원의 세금이 절감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기획재정부가 공적자금을 상환 중인 다른 금융기관과의 형평성 문제로 난색을 표하고 있어 이런 내용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이 개정되기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수협은행 내부에선 소매금융 외에 자산관리 등 다각적인 금융서비스를 구축해야 한다. 이 행장이 수협은행의 디지털금융 강화를 추진하는 만큼 디지털 고객을 포섭할 수 있는 자산관리서비스 구축이 시급하다.
수협은행은 여수신상품·서비스 외에 연금보험, 수협보험 등을 판매 중이다. 퇴직연금은 2016년말부터 6개월간 판매했다가 수익률이 낮아 판매를 중단했다. 금융감독원은 당시 수협은행의 부실한 퇴직연금 관리에 대해 과태료 1억5000만원을 부과한 상태다.
디지털고객에게 원스톱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려면 퇴직연금도 놓칠 수 없는 금융서비스다. 수협은행은 내부회의를 거쳐 직원의 징계 여부를 결정하는 한편 퇴직연금사업은 당분간 추진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최근 출시한 모바일 전용 잇자유적금은 높은 금리를 장점으로 한달 만에 3만5000좌를 돌파하는 등 인기몰이하고 있다”며 “앞으로 고객의 자산 증식에 도움을 주는 디지털 금융상품, 서비스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이 행장의 이색경영은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 리테일영업을 앞세운 이동빈 호가 공적자금 상환 걸림돌을 딛고 사업다각화로 순항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프로필
▲한국상업은행 입행 ▲우리은행 중기업심사부장 ▲우리은행 부산경남동부 영업본부장 ▲우리은행 검사실장 ▲우리은행 서대문 영업본부장 ▲우리은행 기업금융단 상무 ▲우리은행 여신지원본부 부행장 ▲우리피앤에스 대표이사 ▲Sh수협은행 은행장
☞ 본 기사는 <머니S> 제545호(2018년 6월20~2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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