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8. /사진=임한별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지난 10일 통신요금 정보 사이트 스마트초이스에 중고 스마트폰 가격을 공개했다. 당초 취지는 ‘소비자가 중고 스마트폰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었지만 여론은 가격의 신뢰성을 두고 엇갈린 반응을 내놓는다.
그렇다면 스마트초이스의 가격은 실제 중고 스마트폰이 많이 거래되는 ‘중고나라’의 매물과 얼마나 큰 차이를 보일까.

◆최대 14만원차이… 현실성 없는 스마트초이스

가장 인기있는 매물인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8·S8, 애플의 아이폰8의 경우 최대 14만원까지 가격차이가 났다.


지난 주말 기준 가장 큰 가격차이를 보인 기종은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8(64GB)이었다. 갤럭시노트8은 중고나라에서 최저 50만원에 거래됐는데 스마트초이스에는 최저가격이 64만원으로 책정됐다. 가격차이가 14만원이나 벌어진 셈이다.

지난해 초 출시된 갤럭시S8(64GB)의 경우 스마트초이스의 가격은 42만4000원이었는데 중고나라에서는 29만원에 판매한다는 글도 심심치 않게 목격됐다.

애플의 아이폰8(64GB)은 스마트초이스에서 62만5000원의 최저등급평균가를 보였는데 중고나라에서는 최저 55만원으로 7만5000원가량 차이가 벌어졌다. 아이폰X(텐)은 스마트초이스에 가격정보가 게재되지 않아 비교가 불가능했다.


이밖에 LG전자의 V20은 스마트초이스 기준 최저등급평균가가 23만7000원이었는데 중고나라에는 최저 19만원의 매물이 올라왔다.

중고나라에 올라온 갤럭시S8 매물. /사진=중고나라 캡쳐

◆정부의 방만한 운용

전문가들은 스마트초이스의 고시가격이 실제 거래되는 중고시장의 가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경우 정부의 취지와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정부가 가격의 기준을 제시해 소비자가 저렴하게 중고 스마트폰을 구입할 기회를 놓치게 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스마트초이스의 비현실적인 가격은 어떻게 나온 것일까.

정부는 스마트초이스의 가격을 결정하면서 중고 스마트폰업체 10곳의 판매가격을 반영했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업체별로 스마트폰의 등급을 나누는 기준이 다름에도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괄 평균을 낸 것이다. 당연히 가격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자초한 셈이다.

또 10개 업체의 가격정보만을 토대로 서비스를 계획했다는 것도 아이러니다. 보다 체계적으로 많은 데이터를 확보했어야 함에도 안일한 자세로 서비스를 계획, 도입했다. 현재 정부는 가격정보 공개에 참여하는 업체의 신청을 받고 있지만 이 방법이 제대로된 가격을 반영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매일 변동하는 가격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도 문제다. 스마트초이스의 가격은 2주에 한번 책정된다. 매달 둘째, 넷째주에 가격정보가 업데이트 된다. 하지만 중고가격의 경우 수많은 변수로 인해 하루하루 다른 가격 흐름을 보인다. 2주는 너무 길어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기엔 무리가 있다.

이를 두고 업계 한 관계자는 “중고 스마트폰 가격공개는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도움도 되지 못하고 세금만 낭비하는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행정의 결과물”이라며 “서비스 운영방식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가격 책정에 개입하는 이유도 궁금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