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남북정상회담이 오는 18일 평양에서 시작되는 가운데 국회는 이번주 문재인정부 2기 내각 및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재개한다.
'송곳 검증'을 준비한 야권에선 정상회담이 모든 현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작용해 인사청문회 또한 흐지부지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초 여야는 청문회 일정을 두고 줄다리기를 계속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자유한국당 등 야권에 악재로 작용하게 됐다는 평이 많다.
더불어민주당은 현행법에 규정된 기한, 즉 '대통령이 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한 후 15일 이내'인 18일까지 청문회를 마칠 것을 요구했지만 한국당은 당초 17~18일 예정된 대정부질문과 청문회가 겹치는 등의 이유로 반대했다.
결국 대다수 일정이 한국당의 입장대로 19일 전후로 확정됐지만 정상회담이 같은 기간 열려 악수를 자초한 모양새가 됐다.
이에 야당은 정상회담 때문에 청문회가 흐지부지 끝나고 '임명강행'이 우려된다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급기야는 청와대가 경제 실정 등을 덮기 위해 정기국회 회기 절정에 정상회담 일정을 잡았다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소득주도성장 실패와 국정운영의 난맥상을 감시하고 지적해야 하는 정기국회를 온통 남북관계 이슈로 덮어버리려고 하는 정략적인 의도"라며 "국회 무력화는 군사정권도 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경미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15일 구두논평을 통해 "남북정상회담이 무슨 돌발 상황도 아니고 이제 와서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꾸고 있다"며 "너무나 궁색한 변명이라 공식적인 의견을 내놓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반격했다.
한편 이번주 청문회는 17일 정경두 국방부장관과 이종석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로 시작된다.
19일에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줄줄이 열려 청문 정국의 '하이라이트'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20일에는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야권은 다른 후보자와 달리 정 후보자의 자질, 도덕성 등은 크게 문제 삼지 않는 모습이다. 다만 한국당이 맹폭을 퍼붓고 있는 4·27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안, 북한의 비핵화, 군사·안보 정책 등 현안에 대한 질문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한국당이 지명한 이종석 후보자 청문회에선 지난주 유남석 헌재소장 및 헌법재판관 후보자들의 청문회를 달군 동성애 등 사회이슈, 정치관 등을 놓고 여당의 '역공'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자유한국당 등 야권이 가장 집중하는 것은 유은혜·진선미 후보자의 청문회다. 야권은 "현역 불패 신화는 없다"면서 두 후보자들에 대한 각종 의혹을 청문회 전부터 쏟아내며 강도 높은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이재갑 후보자 청문회에선 이미 야권이 제기한 '내부정보를 이용한 비상장 주식 투자'·'다운계약서 작성' 등 의혹과 함께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일자리 확충 등 경제정책에 대한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성윤모 후보자 청문회에선 산업통상자원부 고위관료 출신인 그가 과거 원전 추가건설을 추진했던 이력 등을 들어 한국당의 핵심 타깃인 정부의 '탈원전'정책에 대한 입장을 캐물을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