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자동차 광주 전시장 VRE /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제공

수입차업계에서 유독 주목받는 두 브랜드가 있다. 수년 전만 해도 판매부진에 허덕이던 볼보자동차와 캐딜락. 대중적이기보다 소수 마니아의 충성도가 높았다. 제품은 좋지만 경쟁브랜드를 능가하는 무언가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허물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3~4년간 급성장을 거듭하며 업계를 넘어 소비자 입에 오르내리는 브랜드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비결이 뭘까.
업계 관계자들은 두 브랜드의 인기 비결로 달라진 ‘제품’을 꼽았다. 앞서 이들 브랜드는 글로벌 본사의 경영위기 등으로 적절한 타이밍에 신차를 내놓지 못했고 그나마 내놓은 것도 트렌드에 뒤처졌다. 결국 화려한 신차 군단을 앞세운 경쟁브랜드에 밀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두 회사가 경영안정화를 되찾으며 다양한 라인업의 출시계획을 발표했고 국내에도 하나 둘씩 선보이며 관심을 끌었다. 볼보는 플래그십모델인 XC90을 통해, 캐딜락은 CT6를 앞세워 변신을 알렸다. 두 제품은 확 달라진 스타일은 물론 첨단기능도 충실히 갖춰 독일차 일변도의 수입차시장에서 새로운 모델로 떠올랐다.


제품력이 뒷받침되며 주목받게 되면서 두 브랜드는 매장 개선작업도 시작했다. 볼보자동차는 전시장 외관과 인테리어에 스칸디나비안 감성의 콘셉트 ‘볼보 리테일 익스피어리언스’(VRE)를 적용했다.

외관은 스웨덴 오로라에서 영감을 받아 야간에 다양한 색으로 변화하는 조명을 적용했다. 기존 자동차 전시장은 밖에서 내부가 들여다보이지만 VRE는 명품 로드숍처럼 철저히 실내를 감췄다. 제품에 자신이 생긴 만큼 ‘명품’ 브랜드의 전략을 일부 응용한 것이다. 하지만 답답하다는 지적에 일부 차종을 살짝 드러내는 식으로 변형했다.
/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제공

매장 내부는 철저히 ‘북유럽 감성’을 강조했다. 심플하고 안락한 인테리어로 차별화된 디자인과 분위기를 연출했다. 밖에서 내부가 잘 보이지 않으니 보다 편하게 차를 구경할 수 있고 상담도 한결 자유로워졌다는 게 회사의 설명.
그 결과 볼보자동차는 2015년 이후 판매가 크게 늘었다. 당시 연간 4238대를 팔았지만 2016년 5206대로 늘더니 지난해는 6604대나 팔았다. 올해는 1월부터 8월까지 판매량이 5909대로 이미 지난해 기록을 크게 웃도는 건 물론 1만대 클럽 가입도 눈앞에 뒀다는 평이다.

대형SUV XC90에 이어 XC60, XC40으로 이어지는 SUV라인업은 물론 세단과 왜건까지 고른 판매량을 이어가는 중이다.
/사진=캐딜락 코리아 제공

캐딜락은 지엠코리아에서 캐딜락코리아로 사명을 바꾸며 상승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차명도 ATS, CTS, SRX 등에서 CT6, XC5 등으로 형태와 차급을 쉽게 표현한 알파-뉴메릭 작명법을 따랐다.
물론 이름만 바뀐 게 아니라 제품이 완전히 달라진 덕분에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소비자에게 관심을 받았다. 또 상품성이 입소문을 탄 데다 디젤게이트의 역풍으로 가솔린 차종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판매량은 꾸준히 증가했다.


‘새로운 아메리칸 럭셔리’를 앞세운 고급화전략도 판매량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전시장도 캐딜락 특유의 헤리티지와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는 디자인과 공간구성을 통해 달라진 감성을 전달한다. 최근엔 서울 한복판에 브랜드 하우스를 오픈하기도 했다.
원주전시장 /사진=캐딜락 코리아 제공

캐딜락은 2015년 886대, 2016년 1102대를 파는 데 그쳤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신차가 투입되기 시작한 지난해는 2008대로 판매량이 껑충 뛰었다. 올해는 1월부터 8월까지 1231대로 지난해 기록을 넘어섰다.
주력모델인 CT6와 CT6터보, XT5가 고루 판매되며 전체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세 차종의 누적 판매량은 올해 전체판매의 74.6%다.

수입차업계는 볼보자동차와 캐딜락의 돌풍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양한 신차가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며 소비자 입소문을 타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특정 국가와 특정 브랜드를 선호하던 것에서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차를 구입하려는 소비자가 늘었다”면서 “그런 면에서 볼보와 캐딜락은 틈새시장을 공략하기에 충분하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