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인터파크 |
“그때 상처받았고 지금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그 자체가 당신에게 힘이 있다는 증거입니다.” 이 책의 여는 글에 나오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의 글이다. 이 책은 지금 내 앞에 닥친 문제의 솔루션을 원하는 사람의 사연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러나 오 박사는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먼 길을 돌아갈 것이 아니라 당신의 깊은 곳에 담긴 상처를 들여다보라고 말한다.
누구도 완벽하지 않다. 완벽한 부모도 있을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부모로부터 상처를 받고 자란다. 어떤 사람은 많은 상처를 받아도 무난하게 자라고 어떤 사람은 유독 상처가 자주 덧나면서 자란다. 그건 나와 당신 탓이 아니다. 그저 우리는 상처를 받았고 그 상처에 저마다 반응이 다를 뿐이다.
하지만 더는 어제처럼 내일도 계속해서 아플 수는 없지 않은가. 계속해서 상처 속에서 웅크리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이 책의 부제는 “상처받은 내면의 ‘나’와 마주하는 용기”다. 지금 이 자리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 내가 상처받았다는 것을 인정할 용기가 지금 우리에게 절실하다.
오 박사는 ‘국민 육아 멘토’로 잘 알려져 있다. 오 박사가 부모의 바른 양육에 대해 그토록 강조해 온 이유는 전문의로서 수많은 아픔을 만나고 들여다본 결과 아픔의 근원에 부모와 관련된 해결되지 않은 상처가 있음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 상처가 해결되지 않은 채 어른이 된 이들이 부모에게 받은 잘못된 시선으로 평생 자신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반성을 넘어 ‘나는 왜 이 모양일까?’, ‘내가 그렇지 뭐’라는 식의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갖고 살았다면 이제는 자신을 다독여 줄 때다. 오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그 상처는 당신 탓이 아닙니다. 당신이 모자라거나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잘못은 당신이 한 것이 아닙니다.” 그때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에서 회복은 시작된다. 지금 내가 처한 문제와 아픔을 어떻게 이길 것인지에 대한 용기를 얻을 수 있다.
“자존감을 높이려고 너무 애쓰지 마세요. 살면서 겪을 수밖에 없는 상처나 갈등, 위기를 너무 고통스럽지 않게 버텨 내는 정도면 됩니다. 제가 생각하는 자존감은 우주 공간에 ‘나’라는 사람은 단 한 명이라는 것을 잊지 않는 거예요. ‘내’가 있음으로 모든 관계가 발생한다는 것을 잊지 않는 겁니다.” 오 박사의 메시지는 간결하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 상처를 극복하려는 것, 자존감을 높이려는 것을 숙제처럼 짊어지지 말라는 것이다. 그저 어제의 당신이 그랬듯 오늘 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고, 잠들기 전 부족했던 내 모습에 대해 ‘괜찮다’라고 다독여 줄 힘을 가지라는 것이다.
2019년, 이 책을 통해 나라는 존재가 우주에 하나뿐이라는 것을 되새기며 시작해보자. 지금의 아픈 내가 왜 아픈지 알았다면 이제 나를 흔들며 괴롭히는 문제 속에서 한 걸음 나와 보자. 거창하지 않지만 일상의 오늘을 이길 힘을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오은영 지음 | KOREA.COM 펴냄 | 1만6000원
☞ 본 기사는 <머니S> 제575호(2019년 1월15~2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