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응급의료포털 캡처
/사진=응급의료포털 캡처
부모님 댁에서 한가로운 설연휴를 보내던 지난 4일, 간식으로 떡을 먹으며 쫀득한 식감을 만끽하던 중 어금니쪽에서 뭔가 불쾌한 감각이 느껴졌다.
몇달전 레진으로 떼운 부분이 떡에 붙어 떨어져 나간 것이다. 레진은 약하니 음식을 먹을때 주의하라는 의사의 경고가 뒤늦게 떠올랐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평일이라면 곧바로 동네 치과를 찾아 치료하겠지만 연휴가 한창인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난감해졌다.


큰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 등의 응급실은 공휴일에도 문을 열겠지만 '응급환자'와는 거리가 먼, 어금니의 레진이 떨어져나가 그저 불편한 정도로 응급실을 찾을 만큼 상식이 없진 않다.

기껏해야 2~3일 정도만 참으면 되겠지만 레진이 떨어져나갔다는 사실을 안 이후로는 온 신경이 어금니에만 집중돼 불편한 기분이 가시지 않았다. 그러나 동네의 작은 의원이, 그것도 치과가 공휴일에 문을 열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러다 문득 궁금해졌다. 명절같은 공휴일에 문을 여는 동네 치과가 아예 없을까? 공휴일엔 응급환자가 아닌 일반환자는 일반진료를 받을 수 없는 것일까?


사전 정보가 없는 상태로 인터넷 검색창에서 '설 연휴 치과' '설 치과' '공휴일 치과' 등의 키워드를 하던 중 '응급의료포털'을 알게 됐다.

이 포털은 보건복지부가 공휴일에 문을 여는 병·의원을 비롯한 의료 이용 정보를 제공하는 곳이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니 시도, 구군, 동을 선택할 수 있는 창과 의료기관, 진료과목, 진료일을 선택할 수 있는 창이 눈에 띄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지역에서 부모님댁이 위치한 '경기도 파주시'를, 의료기관 부분에서 '치과 의원'을 선택한 뒤 검색을 누르자 연휴에도 진료를 하는 이 지역의 치과 의원 10여곳 목록과 각 의원의 운영날짜, 운영시간, 전화번호 등이 안내된다.

목록을 살피던 중 불과 도보 5분거리에 이날 진료를 하는 치과 의원을 발견했다. '사정에 따라 진료시간이 변동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화로 확인하라'는 안내문구에 따라 전화를 걸자 다행히 간호사가 전화를 받았다.

진료를 한다는 확답을 받고 곧바로 의원으로 향하는 길에 '겨우 이정도로 병원을 찾아도 될까', '공휴일 진료는 응급환자만 상대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편치 않았다.

병원에 도착해 접수를 하며 간호사에게 혹시라도 응급환자만 받는 것이라면 돌아가겠다고 말하자 다행히 일반진료도 본다면서 "대신 응급환자가 내원할 경우에는 후순위로 밀리거나 진료를 못받게 될 수도 있다"고 안내한다.

간호사의 안내에 동의한 후 대기석에 앉자 순서를 기다리는 환자 서너명이 눈에 띈다. 멋쩍은 마음으로 어떻게 오셨냐고 물었더니 대부분 음식을 먹던 중 떼운 부분이 떨어져 나간 경우였다. '나같은 사람들이 또 있구나'라는 안도감이 들었다.

다행히 이날 방문한 치과 의원에는 응급환자가 내원하지 않았고 기자는 30여분을 기다려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긴 연휴기간, 참아도 되겠지만 그냥 두기엔 불편한 증상있다면 응급의료포털을 검색해 가까운 동네 의원을 찾아보자.

다만 '응급환자가 최우선순위'이며 해당기관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응급환자가 아니라고 판단 될 경우 진료순위가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점은 반드시 유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