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장관은 친동생에게 단독주택을 팔고 최정호 후보자는 딸과 사위에게 아파트를 증여했다. 다주택자 논란에 대처하는 방법마저 똑같아 분노를 넘어 허탈함을 느낀다.”
문재인정부 부동산정책을 수행하는 1·2기 국토교통부 장관의 행보가 다시 논란 위에 섰다. 은퇴를 앞둔 한 공무원은 “중산층 은퇴자의 전재산이 부동산인 경우가 많을 것”이라면서 “세금부담 때문에 집을 손해보고 팔아야 하나 밤잠을 설쳤는데 더 화나는 건 고위직들의 이중성”이라고 쏘아붙였다.
김 장관은 취임 이후 “다주택자는 투기의 주범”이라며 “집을 많이 가진 사람은 불편해질 테니 사는 집이 아니면 파시라”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은 ‘일산 하이파크시티1단지 아이파크’ 146㎡와 일산에 있는 빌딩 ‘태영프라자’ 전세권을 보유하면서 경기 연천군 소재 단독주택을 친동생에게 팔았다.
최 후보자는 분당 정자동 아파트에 살면서 2003년 부인 명의로 잠실주공1단지 입주권을 샀다. 2008년 ‘잠실엘스’로 재건축 후 전세를 줘 현재 시세는 13억~15억원이다. 국토부 2차관 시절이던 2016년에는 공무원 특별공급으로 세종 ‘캐슬&파밀리에디아트’ 펜트하우스 155㎡를 분양받았는데 현재 분양가보다 7억원가량 오른 13억~14억원이 됐다. 분당 아파트는 개각 발표 직전 딸과 사위에게 증여해 다주택자 논란을 피하려 했다는 세간의 빈축을 샀다.
최 후보자는 “2008년 분당 아파트를 팔고 잠실로 이사하려고 했지만 부동산시장이 안좋아 처분이 힘들었다. 1주택자가 되려고 노력했는데 제때 팔리지 않아 타이밍을 놓쳐서 불가피하게 2주택 상태가 됐다”고 해명했다. 김 장관이 논란 당시 “집이 외딴 곳에 있어 매물로 내놔도 살 사람이 없었다”고 해명한 것과 똑같다.
최근 부동산시장에서는 역전세난과 거래동결로 집주인들의 전세금 미반환 사고가 속출했다. 그러나 정부 고위관계자들은 “가격을 낮춰 팔면 된다”, “대출을 풀어주면 다주택자가 버티는 무기 될 것” 등의 말을 해 현실을 외면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가격을 낮추면 잘팔린다는 것은 부동산시장에 참여해본 사람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이론이다. 문제는 최근 공인중개사 현장만 들여다봐도 ‘급급매’가 아니면 거래가 얼어붙은 비정상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다주택자 규제의 목적이던 ‘주거안정’과는 거리가 먼 결과다.
문재인정부가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을 때 많은 사람이 정부정책을 지지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집을 수십채 가진 다주택자는 막강한 자금력을 이용해 ‘로또 미분양’을 노리고 1~2주택자는 집을 가졌다는 이유로 사회 적폐로 내몰려 눈물을 흘린다. 정책 수장들은 자신들이 내세운 명분과 대치되는 모습으로 지지해준 국민들의 공분을 산다. 정부는 이들의 분노가 안들리는 걸까.
☞ 본 기사는 <머니S> 제585호(2019년 3월26일~4월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