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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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민연금이 상장사 11곳의 주주총회에서 대주주와 표대결을 벌였지만 모두 졌다. 국민연금은 오는 26일까지 주총을 여는14개 기업에 반대표를 던지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연금은 지난 19일 오후 기금운용본부 홈페이지에 오는 21일부터 26일까지 주총을 여는 34개 기업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공시했다. 이 중 14개 상장사가 1건 이상 의안에서 국민연금으로부터 반대표를 받았다.

세부적으로 한글과컴퓨터, 키움증권, 대상, 한국단자공업, 하나투어, SBS콘텐츠허브 등 6개 상장사가 이사 선임과 관련해 반대 의견을 받았다. 한국전력공사, 셀트리온 등 8개 기업은 이사보수 한도 승인 안건에 대해 반대의견을 받았다.


이번 2차 공개로 국민연금이 의결권 행사 방향을 사전 공개한 3월 정기 주총 개최 기업의 수는 총 61개로 늘었다. 앞서 국민연금은 독립적인 사외이사 또는 감사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란 이유로 신세계·한미약품·현대건설·농심 등의 주총에서 회사 측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국민연금은 또 아세아에선 정당한 사유 없이 집중투표제를 배제한다는 이유로 정관 변경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이들 기업 주총에선 국민연금의 입장이 다른 주주들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서 회사 측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서흥·현대위아·풍산·LG상사 등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 안건을 통과시킨 곳도 있다.

국민연금은 국내 증시에 투자한 자금 중 57조원을 민간 자산운용사에 위탁하고 있다. 위탁운용 자금을 받아야 하는 운용사로서는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방향을 그대로 따라 투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허술한 이유로 반대표를 던지면서 주총 표대결에서 밀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 같은 인물을 놓고 3년 전 신규 선임 땐 찬성했다가 이번에 돌연 반대하는 등 국민연금 스스로 모순된 결정을 하면서 체면을 구겼다는 지적이다. 

지난 15일 주총을 연 한미약품에선 이동호 전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전 서울아산병원 교수)를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재선임하는 안건이 찬성률 84%로 통과됐다. 

국민연금은 이동호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안에 대해 스튜어드십 코드 세부기준 31·32조에 의거 "중요한 거래관계 등에 있는 법인의 최근 5년 이내 상근 임직원으로 독립성 훼손의 우려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2016년 한미약품이 이동호 전 교수를 사외사로 신규 선임할 때 국민연금은 찬성했다. 3년이 흐른 현재, 재선임 안에 반대 의견을 내면서 국민연금은 체면을 구겼다.

일각에선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 실시 이후 과도한 기업활동 옥죄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들면서 손바닥 뒤집듯이 결정을 바꾼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스튜어드십 코드에 따라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