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고 블루. /사진=박흥순 기자
웨이고 블루. /사진=박흥순 기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택시업계를 둘러싼 신경전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모양새다. 카카오 카풀이 지핀 불씨는 택시를 대체할 것으로 각광받던 승차공유 플랫폼 전반으로 옮겨붙었다. 현재 대한민국 도로는 시장을 수성하기 위해 날을 세운 택시업계와 성공가능성을 찾아 우후죽순 등장하는 신규 승차공유 플랫폼의 전쟁터라 해도 무방하다.


그렇다면 어떤 승차공유 플랫폼이 가장 뛰어날까. 평소 택시를 자주 이용하는 기자가 직접 택시를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을 체험해 보기로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현재 대한민국에서 체험할 수 있는 승차공유 플랫폼은 모두 ‘일장일단’을 지녔다.


매칭완료된 카풀앱 화면. /사진=카풀 앱 화면 캡처
매칭완료된 카풀앱 화면. /사진=카풀 앱 화면 캡처


◆여유 있을 때 이용하는 ‘카풀’
가장 먼저 체험한 승차공유 플랫폼은 ‘카풀’이다. 지난달 25일 출근길에 카풀을 이용해 보기로 했다. 자동차 통행량이 많은 구간에서 카풀앱을 실행하고 배차가 되기만을 기다렸다. 사용한 카풀앱은 ‘풀러스’로 현재 무상카풀 ‘풀러스제로’ 이벤트 기간이라는 점을 활용했다.

목적지를 입력하고 배차 버튼을 누르자 화면 상단에 ‘수락 가능한 드라이버가 6명 있다’는 문구가 떴다. 하지만 그 누구도 배차를 허용하지 않았고 결국 첫번째 카풀 탑승 시도는 무위에 그쳤다. 하는 수 없이 이날 출근은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출근 직후 다시 카풀앱을 실행해 찬찬히 살펴봤다. ‘팁’ 항목이 눈에 들어왔다. 팁은 5%를 제외하고 카풀드라이버가 가져가는 금액이란다. 무상카풀기간이라 이 부분에 금액을 입력해야 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5000원을 입력하고 퇴근길 배차 예약을 시도했다. 하지만 두시간 가까이 배차가 되지 않았고 정오 무렵 팁을 1만원으로 올리자 드라이버와 연결될 수 있었다.

오후 6시. 약속된 장소에 나가자 드라이버가 기다리고 있었다. 가볍게 인사를 주고받은 뒤 차에 탑승했다. 차내에는 정적만이 흘렀고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고요함은 유지됐다. 자신의 승용차를 이용해서인지 운전은 부드럽고 능숙했다. 급제동이나 급발진도 거의 없었고 마음 편히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카풀을 이용해 약 31㎞를 이동하고 지불한 금액은 1만원이 고작이었다. 택시를 이용했을 때 필요한 금액인 2만4000원의 절반 수준이었다. 이벤트 기간이 아니더라도 필요한 금액은 1만원 후반에 불과했다. 저렴한 가격과 신속함은 카풀 연결 과정에서 느낀 불편함을 모두 상쇄할 만큼 만족스러웠다.


/사진=웨이고 블루 앱 화면 캡처
/사진=웨이고 블루 앱 화면 캡처

◆승차까지 한시간… 웨이고 블루


이튿날인 지난달 26일 오전에는 ‘웨이고 블루’를 이용했다. 승차 체험인 만큼 택시기사의 입장은 최대한 배제하고 승객의 입장에서만 서비스의 품질을 확인해볼 요량이었다.

웨이고 블루가 서울시내에서만 운행된다는 점 때문에 사당-양재 구간에서 체험해 보기로 했다. 오전 10시 사당역 1번 출구에서 목적지를 입력하고 배차 버튼을 눌렀다. ‘웨이고 블루 가능한 택시가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5초 만에 등장했다. “서초에서는 되겠지”라고 혼잣말하며 서초역으로 장소를 옮겼다. 

하지만 서초역 1번 출구에서도 웨이고 블루 배차는 되지 않았다. 교대-강남 구간을 건너 역삼역으로 이동했다. 역삼역 3번 출구 앞에서 웨이고 블루 연결을 시도했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나 이용 가능한 택시가 없다는 글귀가 화면에 등장했다.

웨이고 블루 한번 타보겠다고 약 40분을 걸었다. ‘다른 체험기에서는 덜컥 잘 잡히던데…’. 오기가 생겼다. 내친 김에 선릉역까지 걸었다. 선릉역 2번 출구와 3번 출구 사이에서 다시 배차 시도를 했다. 역시 웨이고 블루는 연결되지 않았다. “아직 운행 안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웨이고 블루 배차는 하늘의 별 따기였다. ‘이왕 이렇게 된 김에 삼성역까지만 가자’는 생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포스코 사거리 부근에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웨이고 블루를 불렀다. ‘부웅~’ 하는 진동과 함께 웨이고 블루 배차 성공 메시지가 나타났다. 오전 10시 웨이고 블루 탑승을 최초로 시도한 이후 약 55분 만에 연결이 된 것이다. 4월 중 정식서비스를 시작하고 규모가 현재보다 몇배는 커져야 원활한 배차가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웨이고 블루 택시와 연결되고 탑승까지 걸린 시간은 6분 남짓. 정확하게 한시간 만에 웨이고 블루 택시를 탈 수 있었다. 과연 서비스는 어떨까. 문을 열고 차에 오르자 “안녕하세요”라는 인삿말이 들렸다. 기분이 좋았다. 가볍게 답례를 하며 안전벨트를 맸다. “출발하겠습니다”라는 기사님의 말이 들리고 차가 움직였다. 차내에는 각종 휴대폰 충전 단자와 공기청정기가 비치돼 있었다. 공기청정기는 다소 시끄러운 수준으로 계속 가동할 경우 운전에 방해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웨이고 블루는 불친절·난폭·과속·말걸기 등 네가지가 없는 ‘4무(無)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이점은 분명 잘 지켜졌다. 불필요한 끼어들기는 거의 없었고 숨 막히는 추격전을 연상시키는 난폭운전도 없었다. 먼저 말을 걸지 않으면 대화도 없었고 차안에서는 듣기 좋은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왔다.

만족스럽던 웨이고 블루는 목적지에 다다라서 현실을 깨닫게 했다. 미터기에 찍힌 금액은 6500원이지만 실제로 지불한 금액은 여기에 3000원을 더한 9500원이었다. 주행은 충분히 만족스러웠지만 이 정도 금액을 지불하고 받아야 하는 서비스인지 의문이 들었다. 기존 택시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서비스를 추가금을 내야 제공한다고 생각하니 씁쓸했다.


/사진=타다 앱 화면 캡처
/사진=타다 앱 화면 캡처


◆서비스는 좋으나 급할 땐 아직
지난달 26일 퇴근길에는 VCNC의 승차공유서비스 ‘타다’를 이용해 볼 계획이었으나 목적지인 ‘안산’으로는 배차가 되지 않아 체험할 수 없었다. 

타다의 경우 일반적인 타다서비스와 별도로 예약전용서비스 ‘타다 프라이빗’, 공항전용 서비스 ‘타다 에어’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일반서비스는 택시보다 10~20% 비싸며 타다 프라이빗은 2시간 40㎞ 기준 8만원, 타다 에어는 인천공항 편도 9만원, 김포공항 편도 7만원이라는 다소 비싼 가격에 서비스 중이다.

약 이틀간 택시를 대체할 만한 승차공유서비스를 체험해본 결과 서비스면에서는 모두 택시를 앞질렀다. 불필요한 말걸기도 없었고 난폭·과속 운전도 없었다. 때문에 마음이 한결 여유로웠다. 다만 승차까지 걸리는 시간이 다소 길다는 점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보였다. 택시를 따라잡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86호(2019년 4월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