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금융지주. /사진=NH농협금융
NH농협금융지주. /사진=NH농협금융

NH농협금융지주가 비은행부문 수익 악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내 금융지주가 저마다 미래성장 동력으로 비은행부문을 확대하는 가운데 유일한 역성장을 보이고 있어서다.


농협금융은 올 1분기 당기순이익 4327억원을 기록했다. NH농협은행의 순익은 3662억원으로 전체 순익의 84.6%를 차지했다. 반면 NH투자증권과 NH생명보험, NH손해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 수익은 15.4%으로 전년 동기 18.6% 보다 3.2%포인트 하락했다.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은 올해 순익 목표를 1조5000억원으로 세우고 비은행 부문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NH투자증권을 제외한 비은행 계열사의 성장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 /사진제공=NH농협금융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 /사진제공=NH농협금융


◆‘미운 오리새끼’ 농협생명‧손보

농협금융의 순익을 깎아먹는 주범은 보험사다. 신한과 KB금융 등 다른 금융지주의 보험사는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는 반면 농협생명과 농협손보는 실적부진이 두드러졌다.
농협생명은 1분기 순이익이 6억원으로 전년동기 233억원 대비 97.4%나 감소했다. 농협손보 순이익은 전년동기 87억원보다 77% 줄어든 20억원대에 머물렀다. 농협생명은 환헤지에 따른 비용증가, 농협손보는 강원도 축사 화재로 보험금 지급 규모 확대가 순익 증가의 발목을 잡았다.

같은 기간 신한생명은 당기순이익 539억원으로 지난해 338억원보다 201억원(59.2%) 상승했다. 오렌지라이프도 한몫했다. 오렌지라이프의 당기순이익은 80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억원(9.5%) 소폭 감소했다. 신한금융은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호실적에 따라 당기순이익에서 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1년 새 4%에서 10%로 두배 이상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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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은 KB생명이 당기순이익 91억원으로 전년대비 44억원(93.6%) 늘어 효자역할을 했다. KB손해보험은 75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49억원보다 195억원(20.5%)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감소했지만 순이자 이익이 늘고 일반관리비 등 경영지표가 개선됐다.
하나생명도 1분기 순이익이 70억원으로 전년 대비 8억원(12.9%) 증가하면서 하나금융지주의 비은행부문 강화에 힘을 보탰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김광수 회장이 직접 보험사경쟁력 강화TF를 꾸려 실적 개선에 나섰지만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농협생명은 보장성보험 확대에 따른 건전성 지표 지급여력(RBC)비율 하락이 예상돼 자본 압박이 가중될 우려가 커졌다.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 순익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농협손보도 지난 4월 발생한 강원도 산불 피해로 보상청구가 많아져 2분기 전망이 어둡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강원도 산불 피해로 손해보험사에 들어온 보상청구는 441건이다. 이 중 141건이 농협손보에 접수됐다. 강원도 산골·농촌 지역은 지역농협에서 농협손보 상품에 가입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농협손보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가축재해보험 등 정책보험에서 손해율이 높았기 때문에 올해는 손해율을 더 면밀하게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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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신탁, 인수 도전하나

금융권은 김 회장이 비은행부문 강화 전략에 인수합병(M&A) 카드를 꺼낼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보험사 등 계열사의 자구 노력으로 비은행부문의 순익 증가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M&A 가능성이 높은 업종은 부동산신탁이다. 부동산신탁업은 금융사가 고객의 위탁을 받아 부동산을 대신 개발·관리해주고 발생한 수익을 나눠 갖는 사업이다.
올 초 농협금융은 부동산신탁업 신규인가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예비인가를 따내는 데 실패했다. 그 사이 신한금융은 아시아신탁, 우리금융은 국제자산신탁을 품었다. 금융지주 중에서 부동산신탁업을 보유하지 않은 곳은 농협금융뿐이다.

국내 금융지주는 은행에 집중된 사업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비은행 계열사 M&A에 적극 나서고 있다. 농협금융은 2014년 우리투자증권(NH투자증권)을 인수한 후 별다른 진전이 없다. 현재 농협금융은 부동산신탁사를 인수할지, 신규 신탁사를 설립할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신탁은 라이선스가 없으면 사업을 할 수 없으므로 인수 쪽에 무게가 실린다.


현재 매물로 나온 부동산신탁사는 삼성생명과 교보증권이 50대50의 비율로 지분을 갖고 있는 생보부동산신탁가 유일하다. 다만 교보생명이 지분 매각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어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농협금융은 지주가 보유한 유휴자산을 신탁(리츠)으로 개발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7월 설립한 농협리츠운용을 필두로 리츠상품 개발이 한창이다. 범농협 차원의 구체적인 리츠 개발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부동산은 경기가 꺾였지만 리츠시장은 이익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NH리츠운용, NH농협은행, NH투자증권 등 계열사 간 시너지가 나는 방향으로 리츠상품을 개발하고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취임 1주년을 보낸 김 회장은 그 어느 때보다 비은행 계열사의 전열을 다지고 있다. 이날 김 회장은 별다른 축하 이벤트를 벌이거나 대외 메시지를 발신하지 않았다. 대신에 지주 계열사 임직원에게 자신의 임기 2기 경영구성을 전달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금융이 체질개선을 이루려면 비은행부문 실적을 끌어올리는 게 필수적”이라며 “김 회장이 남은 임기동안 계열사 M&A에서 성과를 낼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92호(2019년 5월14~2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