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사진=뉴스1 DB.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사진=뉴스1 DB.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후 시장금리가 급격히 하락하는 가운데 장단기 스프레드(금리 격차)도 더 좁혀지고 있다. 한국은행도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경제성장률을 낮춰잡아 경기 하방리스크가 확대된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이르면 7월, 늦어도 4분기 중에는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단 금리 동결기조가 길어질수록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될 여지가 높아져 금리조정 시점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3·10년물 스프레드 10bp 미만까지 좁혀져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1.570%, 10년물은 1.684%를 각각 기록해 금리 스프레드는 11.4bp(1bp=0.01%포인트)를 기록했다.

금리 스프레드는 올 1월 말 이후 4개월 넘게 10bp대를 이어가고 있으며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 지난달 31일에는 9.5bp까지 좁혀졌다.

금리 스프레드 축소는 통상 경기침체의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5%로 제시해 이전보다 0.1%포인트 낮췄고 국내외 주요 경제연구기관도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31일 열린 금통위에서도 물가에 대해 하방 위험이 높아졌다고 밝혀 경제 전망은 그리 좋지 못하다.


국고채는 통상적으로 장기물 수익률이 더 높다. 장기간 투자하는 만큼 그 시간에 이득을 더 취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장기적인 경제 전망이 불투명할 경우 장기채 금리는 하락하게 돼 경기 하방 리스크의 신호로 여겨진다. 시장금리는 이미 기준금리를 하회하고 있으며 기준금리가 25bp 하락하더라도 3년물 금리는 기준금리를 고작 2bp 정도 상회하는 수준에 머문다.

단기물 금리는 은행의 조달비용으로 인식되는데 금리가 역전까지 갈 경우 예대마진이 위축될 여지가 크다. 이를 상쇄하기 위해 대출을 축소하고 이는 기업의 자금조달 압박으로 연결될 수 있다. 기업들은 회사채 등 발행금리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

자료: 한국거래소 / 단위: %
자료: 한국거래소 / 단위: %

◆기준금리 조정 시점 관건

변수는 한은의 기준금리 조정 시점이다. 시장에서는 대부분 4분기를 기준금리 인하 시점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르면 7월 금통위에서 하향 조정될 것으로 내다본다. 다만 금리인하 결정이 미국보다 선제적으로 이뤄지기는 어려운 상황이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움직임을 주시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기준금리는 지난해 5월 역전된 이후 현재 75bp까지 벌어졌는데 시장에서는 인내 가능한 선을 100bp로 본다.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리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다만 제롬 파월 연준 이사회 의장은 4일(현지시간) 시카고에서 열린 연준 컨퍼런스 연설에서 금리 인하 시점을 앞당길 것이란 늬앙스를 풍겼고 투자자들도 7월 이전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은도 이에 발맞춰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충분하지만 금리조정 시점이 길어질수록 장단기 금리차도 역전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김지만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금통위의 금리 인하시점을 통상 4분기, 자사의 경우 7월로 보고 있다”며 “미국 연준의 금리 스탠스나 한은의 경제전망 수정 시점 등을 감안하면 7월이 적절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준금리 동결 시기가 길어질 경우 장단기 스프레드가 역전될 개연성이 있다”면서도 “역전 상황까지 연출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