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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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씨(28)는 최근 ‘인스타그램’을 통해 화제가 된 식당에 갔다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SNS에서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맛집이라 기대감이 높았지만 음식을 입에 넣는 순간 고개가 젖혀질 만큼 기대 이하였기 때문이다.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감칠맛이 느껴질 만큼 강한 비주얼을 보고 선택했지만 ‘속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보며 헛웃음이 나왔다.

# 주말을 맞아 종합 쇼핑몰에 들른 B씨(32)는 새로 리뉴얼된 매장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칙칙했던 벽지와 바닥문양이 네온싸인과 벽돌 무늬 바닥재로 바뀌면서 화려함과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그래피티 아트로 꾸며진 천장과 시계탑 디자인의 입구 장식을 보며 외국에 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B씨는 친구들과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고 인스타그램에 게시물을 올리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이 있다. 비단 음식에만 사용되는 표현이 아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주요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떠오르면서 음식, 생활소품, 여행지, 가전, 의류에 이르기까지 그럴싸한 사진찍기는 필수가 됐다.
특히 10~30대를 지칭하는 ‘밀레니얼’과 ‘Z세대’에게는 이런 문화가 익숙하다. 사진공유 전문 SNS인 인스타그램에 게시물을 올리고 해시태그를 달아 다양한 반응을 즐긴다.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뜻의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이 소비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인스타그래머블이 소비트렌드가 되면서 인스타그램은 죽어가는 상권을 살리는 마법의 SNS가 됐다. TV 등 매스미디어를 통해 전달됐던 파급력은 스마트폰의 발달로 SNS에 고스란히 옮겨졌다. 사진과 동영상을 통해 알려지는 인스타그래머블의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강하다. 경리단길, 종로 익선동, 망리단길 등으로 알려진 지역은 SNS를 통해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대표적 사례다.


이는 ‘보여주기’를 즐기는 젊은 세대의 문화에 따라 인스타그래머블이 소비 기준으로 자리잡은데 기인한다. 맛보다 멋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짐에 따라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인테리어와 포토존이 필수가 됐다.

여행, 쇼핑, 전시업계에서도 인스타그래머블을 주요 소비기준으로 보고 있다. 호텔·전시업계는 이른바 인생샷을 찍을 수 있는 핫스팟을 마련하며 식품·쇼핑업계의 경우 ‘자율감각 쾌감 반응’(ASMR)을 활용한 콘텐츠나 ‘인증샷 이벤트’를 통해 고객맞이에 나선다.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콘텐츠 및 장소를 제공하기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인스타그래머블이 주는 부작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자기과시 성향이 강해져 남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지역에 사는 일부 주민은 쉴 새 없이 몰려드는 인파에 고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소비자를 상대하는 매장도 품질보다 인테리어나 디자인에만 집중하는 주객전도 현상이 발생한다. ‘임블리 사태’ 등을 통해 나타난 SNS 마케팅의 폐해도 인스타그래머블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에 무게를 더한다.

최지혜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인스타그램을 즐기는 소비층은 텍스트보다 비주얼이나 영상에 익숙한 세대”라며 “특히 밀레니얼 및 Z세대에게 SNS는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자 즐기는 놀이 문화인 만큼 이를 단순히 과시적인 측면으로만 설명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최근에는 기업이 강조하는 메시지를 전해도 소비자들이 이를 다양한 형태로 해석하고 변형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직접 구매로 연결되지 않더라도 브랜드 이미지나 로열티가 제고되는 등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인스타그래머블 마케팅 등을 이용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