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남편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이 30일 오후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 4차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
'전 남편 살해 사건' 피고인 고유정이 계속해서 우발적 범행임을 주장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정봉기)는 30일 오후 2시 제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전 남편 살해사건' 4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서 고유정은 자필로 작성한 의견서를 증인심문에 앞서 낭독했다.
고유정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A4용지 8쪽 분량의 의견서를 읽으며 지난 5월25일 펜션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의견서에서 "아이에게 줄 수박을 자르고 있었는데 피해자 강모씨가 다가와 자신의 몸을 만지기 시작했다"며 "무슨 짓이냐고 외쳤지만 (그는) 가만히 있으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가 성폭행을 시도하자 들고 있던 부엌칼로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며 구체적으로 동선을 설명했다. 또 마트 구매 물품은 모두 일상적인 것들이고 카레에 졸피뎀을 넣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고유정은 의견서 낭독 도중 방청석에서 "고인에 대한 명예훼손이다", "똑바로 이야기해라"라고 고성이 쏟아지자 "제가 말하는 것은 진실이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검찰은 고유정이 낭독을 끝내자 "피고인이 경찰에서 진술하지 않은 부분을 (뒤늦게 나온) 사건 증거를 보고 진술을 각색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하는 현장 상황을 (의견서를 통해) 진술했는데 앞서 사건이 어디서 시작됐고 도망쳤다는 진술을 한 적이 없다"며 "혈흔이 나온 부분에 맞춰 진술했기 때문에 진술이 조작인지 증거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지난 3차 공판에 이어 무릎담요와 이불에서 검출된 혈흔과 졸피뎀 성분에 대한 검찰과 변호인 측의 공방이 치열하게 진행됐다. 각자 계획범죄와 우발적 범행을 입증하기 위해서다.
고유정의 변호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약독물과 법유전자학 감정관에 대한 심문에서 혈흔과 졸피뎀 검출 과정을 끊임없이 질문했다.
변호인은 이불을 직접 감정하지 않고 경찰이 닦아낸 면봉에서 혈흔이 검출됐다는 답변을 받기도 했다. 지난 3차 공판과 마찬가지로 검출된 증거물의 증거능력을 약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검찰 측은 피해자의 DNA 확인 방법을 물었고 증인인 감정관은 “피해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DNA를 친부모 DNA와 비교해 친자임을 확인했다”며 검출된 혈흔이 피해자의 혈흔이라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피해자의 유전자가 검출된 다른 증거품이 있냐'는 물음에 법유전자학 감정관은 "또 다른 증거품인 흉기 2점에서 피해자의 유전자가 발견됐다"고 답변했다.
한편 고유정의 다음 공판은 다음달 14일 제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열린다. 이날 공판에서는 고씨의 다친 손을 치료한 담당 의사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