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워너브라더스 |
주말을 맞아 방문한 극장에는 조커를 보기 위해 모여든 관객으로 붐볐다. 영화 <다크나이트>에서 어두운 내면의 절대악을 표현한 조커의 모습이 이번 영화에서 어떻게 표현될지 기대감에 부풀었다. 2시간이 지나고 극장을 빠져나온 관객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걸어다니는 ‘스포일러 머신’이 됐다. 그만큼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남는 영화였다.
◆조커, 빌런이 되기까지
<조커>는 일부분만 이야기해도 스포일러가 될 가능성이 높은 영화다. 극 초반부터 결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복선을 배치했기 때문에 누군가는 그냥 지나쳤을 장면이 영화를 관통하는 메시지가 될 수 있다.
이른바 ‘N차 관람’(같은 영화를 몇 번이나 다시 보는 것)을 하지 않음에도 <조커>는 다시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이번 글에서는 스포일러가 될만한 부분을 최대한 자제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럼에도 온전히 영화에 집중하고 싶은 이라면 지금이라도 ‘뒤로가기’를 누르길 추천한다.
| 주인공 아서 플렉. /사진=워너브라더스 |
이번 영화에서는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 분)이 조커가 되는 과정을 중심으로 서사가 전개돼 기존의 히어로무비와는 다른 방법으로 서사를 전개한다.
광대로 일하는 아서 플렉은 어머니를 부양하며 힘겹게 살아가지만 코미디언이 되고 싶다는 부푼 꿈이 있다. 그러나 가난한 삶과 통제할 수 없는 병 때문에 괴로워 한 채 매일 힘겹게 계단을 오르내린다.
| /사진=워너브라더스 |
이쯤에서 아서 플렉의 성장스토리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영화는 그렇게 단순하게 흘러가지 않는다.
시간 순서대로 전개된다는 가정을 두면 ‘아서 플렉이 조커로 변해가는 과정’과 ‘자본주의 사회의 계급차’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다만 아서 플렉을 둘러싼 환경, 깨알같은 복선, 웃음의 의미, 마지막 장면 등을 곰씹어본다면 다각도로 해석이 가능하다. 절대적인 것은 없으며 주관적 해석에서 다양한 견해차가 발생하는 점이 <조커>만의 매력이다.
◆세상에 절대적인 것은 없다
영화에서 아서 플렉은 기쁠 때 춤을 춘다. 그 기쁨은 온전히 아서 플렉과 조커의 것일지 알 수 없다. 점점 익숙해지는 리듬감과 달라지는 웃음소리에 숨겨진 메시지는 ‘어떤 것도 절대적인 것은 없다’는 의미가 느껴진다.
토드 필립스 감독은 현실과 상상(망상)의 경계에서 다양한 변주를 주며 관객들을 혼란에 빠뜨린다. 아서 플렉 혹은 조커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장면들은 하나 같이 어지럽고 혼란스러울 뿐이다.
| /사진=워너브라더스 |
조커의 악행이 사회·정치적인 외부환경이나 불행한 성장환경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도 묘사한다. TV쇼에 출연해 정치적 목적이 없음을 분명히 함과 동시에 광기어린 테러집단 사이에서 영웅으로 추앙받는 순간에도 파괴에 대한 기쁨에 울부짖는다. 고담시가 무질서한 격동의 시기를 맞지만 그에게는 어디까지나 ‘우연’일 뿐이다.
| /사진=워너브라더스 |
가치 상대주의적 관점에서 볼 때 모든 것이 뒤집힌 세상에서 나만의 행복을 추구하는 순간 ‘조커’가 등장한다.
여기까지 이야기하고 다음달쯤 스포일러를 가득 머금은 기획을 써볼 생각이다. 이미 영화전문 유튜버나 평론가들이 다양한 분석콘텐츠를 선보였지만 영화를 본 입장에서 고민해볼 거리가 많이 남았다. 좀 더 뚜렷하고 한층 주관적인 시선으로 다시 돌아올 날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