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토교통부는 집값이 과열된 서울 마용성(마포·용산·성동)과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현장조사에 나서 일대 부동산 거래신고 업무가 마비됐다. 문제는 조사 인원은 급증했는데 조사를 받거나 신고업무를 수행하는 인원이 평소와 똑같은 상황에서 그 피해를 고스란히 소비자가 받는다는 지적이다.
다른 공인중개사 대표 S씨는 "가장 심각한 곳이 송파인데 문을 닫은 공인중개사만 서른 군데가 넘는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하루 동안 신고업무를 다 처리할 수 없어서 계약일을 미루고 고객의 불만이 속출했다"고 토로했다.
정부는 2017년 8·2 부동산대책 후속조치에 따라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 내 3억원 이상 주택을 거래할 때 '자금조달 계획서 및 입주계획서'를 의무 제출하도록 했다. 만약 아파트가격이 8억원인데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를 제외한 4억8000만원의 출처가 불분명하거나 현실성이 낮다고 판단되면 집중조사에 들어간다.
정부는 국토부를 중심으로 서울시, 행정안전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감정원 등 32개 관계기관을 합동조사에 투입시켰다. 역대 가장 많은 기관을 동원했다. 하지만 일선 현장이 느끼는 문제와 반대로 당국은 크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용산구 부동산정보과 관계자는 "평소보다 업무가 늘어난 건 사실인데 그만큼 거래가 줄어들어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송파구의 경우 실제 관련부서와 전화연결이 여러번 시도한 끝에 이뤄졌다. 송파구 부동산정보과 관계자는 "실거래신고는 거래일 후 60일 안에 하면 되고 거래계약 신고도 반드시 당일에 처리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날 계약서 내용을 변경하지 않고 그대로 제출하면 된다"고 문제를 부인했다.
공인중개사들의 얘기는 이와 다르다.
S씨는 "지방이나 멀리서 온 손님일 경우 법무사, 변호사 등과 일정을 맞춰 당일에 취득세나 양도소득세 신고까지 한꺼번에 처리하느라 아예 다른 날로 일정을 변경하는 혼선이 빚어졌다"며 "무엇보다 지금까지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채로 조사가 이뤄지다 보니 첫 적발 사례가 되면 안 된다는 불안이 크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보여주기식 단속에 급급해 제대로 된 불법감시가 이뤄지지 않고 소비자의 불편만 부추긴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작 불법전매 등을 한 공인중개사는 다 문을 닫고 정상적으로 영업하는 곳만 타깃이 된다는 것이다.
J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집값이 오를 때마다 반복되는 단속이 뒷북이고 불법거래가 자취를 감춘 대신 단순한 기재오류 등만 타깃이 되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묻지마 단속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금조달과 관련해 차입금이 과도하고 현금 출처가 불분명한 사례 등을 뽑아 지자체에 통보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단속을 강화해 불법 적발건수가 줄어들었다는 시각도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국토부와 지자체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해 과태료 처분을 받은 중개업자는 3069명이다. 올 6월까지 조사된 건수 1069명과 비교하면 남은 하반기 비슷한 규모를 가정해도 지난해의 3분의2 수준이다.
정 대표는 "부동산 관련범죄가 갈수록 다양화, 지능화돼 정부 단속의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며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처벌을 강화하고 전담수사팀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