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장동규 기자
/사진=장동규 기자

‘바스락’ 소리에 고개를 떨구면 발 밑엔 낙엽이 한웅큼이다. 겨울을 재촉하는 소리가 보다 생생해졌다. 푸르던 잎이 빨갛고 노랗게 멋을 내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잎은 제 생을 다해 바닥에 나뒹군다. 떨어진 잎과 앙상한 가지를 보니 허무하다. 정든 한해를 보내야만 하는 인간의 시점과 유사하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나무는 꿋꿋하다. 이미 가을의 시작부터 새 봄을 준비해가는 까닭이다. 가을이 되면 나무는 엽록소의 주요 성분을 뿌리에 보관했다가 이듬해 새잎을 만드는 데 쓴다. 단풍은 엽록소가 파괴돼 제색을 드러낸, 나뭇잎의 본 모습인 셈이다. 이후 나무는 스스로 잎을 떨궈 낙엽을 만든다. 일조량이 줄고 기온이 떨어지는 어려운 계절을 버티기 위한 나름의 생존전략이다.
한해의 마지막 달을 맞아 나무의 마음을 생각한다. 지나간 과거를 아쉬워하기 보다는 새잎을 피워낼 미래를 기다리며 재도약을 준비하는 건 어떨까.

☞ 본 기사는 <머니S> 제620호(2019년 11월26일~12월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