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에 위치한 JP모건 본사. /사진=로이터
뉴욕주에 위치한 JP모건 본사. /사진=로이터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JP 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를 통해 글로벌 진출 교두보 마련에 나선다. 올해로 38회를 맞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오는 13일부터 17일까지 40여개국 1500여개 기업이 샌프란시스코에 모여 지난해 성과와 올해 계획을 발표하는 행사다. 
지금까지 이 콘퍼런스에서 다국적제약사와 체결된 계약이 많아 기술수출, 공동 투자 등의 장이 기반이 될 것이란 기대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대표 바이오기업에 이어 나이벡, 엘라바(에이치엘비 자회사), 펩트론 등 벤처기업 등이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여한다.


◆ 한미·유한 기술수출, 이곳에서

국내 바이오기업이 이번 콘퍼런스에 거는 기대는 크다. 자사 파이프라인을 기술력과 자본금이 많은 다국적제약사에 알려 향후 기술이전 및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기반을 닦을 수 있어서다. 또 공동개발 파트너와 상업화 파트너까지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도출, 기술 이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기업가치가 상승하고 이미지 제고에 도움될 것이란 장점도 있다.
2019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여한 한미약품. /사진=한미약품
2019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여한 한미약품. /사진=한미약품
이번 행사는 해외투자 유치는 물론 기술수출 계약체결로 이어질 수 있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앞서 한미약품은 콘퍼런스를 통해 2015년 5조원 규모의 기술수출을 체결했으며 유한양행은 2018년 1조4000억원짜리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2018년 초 폐암신약 ‘레이저티닙’이 물질명으로 돼있는 단계에서 JP모건 컨퍼런스에 참석했으며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나이벡은 이번 콘퍼런스에서 다국적제약사들과 ‘펩타이드 항암제’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나이벡의 펩타이드 항암제는 기존 항암제와 병용투여를 한 결과 종양은 500% 이상, 암의 전이 억제율은 700%이상 감소를 확인한 바 있다.


또 지난 10월 연구용 신약후보물질 단백질 공급 계약을 맺은 다국적제약사와는 추가 공급 계약과 펩타이드의 기술적용분야 확대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나이벡이 개발 중인 신약의 주요 파이프라인인 펩타이드 기반의 골다공증, 비알콜성지방간염, 염증성장치료제와 관련한 주요 제약사들과의 미팅도 예정돼 있다.

정종평 나이벡 대표이사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한 지 올해가 세번째로, 글로벌기업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그동안 기술 논의를 계속해왔던 다국적제약사와의 미팅뿐 아니라, 자사 기술에 관심 있는 제약사들과의 추가 미팅이 예정돼있어 앞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낼 가능성이 많다”고 기대했다.

또한 콘퍼런스에는 에이치엘비의 미국 자회사 ‘엘레바’의 알렉스 김 대표와 케이트 맥킨리 마케팅 담당 부사장이 참석해 한층 높아진 연구개발 능력을 과시할 계획이다.

현재 에이치엘비는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3상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신약 허가신청(pre-NDA) 미팅을 지난 10월에 마치고 올 3월말 NDA를 목표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장진우 에이치엘비 이사는 “엘레바를 다국적제약사에 널리 알리고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현재 많은 미팅 요청이 있는 상황이며 다른 회사와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 자금력 약한 '벤처'…투지유치 기회

펩트론도 이번 콘퍼런스에 참가해 자사 신약후보물질을 알린다. 다국적제약사에 지속형 기술인 ‘스마트데포’와 개발 중인 의약품의 임상데이터, 개발 계획을 강조할 방침이다.

현재 펩트론은 파킨슨병 치료신약 ‘PT320’과 유방암 치료 항체신약 ‘PAb001’, 항암 항체신약 ‘PAb002’를 개발하고 있다. PT320은 국내 임상2상을 진행 중이며 2021년 초 완료될 예정이다.

펩트론은 스마트데포 기술을 활용해 뇌혈관장벽(BBB) 투과 효능을 향상시키고 2주 1회 투약 주기의 파킨슨병 치료신약으로 PT320 개발하고 있다.

PT320의 주성분인 ‘GLP-1 수용체’ 활성화제는 2017년 톰 폴티니 영국 런던대 교수팀이 실제 파킨슨병 환자에게서 증상개선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란셋에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펩트론과 미국국립보건원(NIH)이 공동으로 진행한 영장류 대상 실험에서 PT320이 경쟁약물 아스트라제네카의 바이두레온 대비 우수한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됐다.

최호일 펩트론 대표는 “다양한 기업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공식 초청을 받은 만큼 우리 회사를 많이 알리고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바이오업계는 미국‧유럽 등 선진국 중심의 헬스케어시장에서 신약후보물질 성과를 발표하는 만큼 글로벌공략에 성공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만큼 기업들이 자신감과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줬다”며 “자금력이 약한 바이오벤처는 자사의 연구발표가 기술수출 및 투자유치로 이어질 수 있어 이번 행사는 중요한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25호(2019년 12월31일~2020년1월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