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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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이 일반의약품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건기식시장은 지난 8년 동안 국내 생산실적이 2배 이상 증가하고 품목수도 약 3배 늘어난 반면 일반약시장은 생산실적과 품목수 모두 감소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간한 ‘2019년 식품의약품통계연보’에 따르면 2018년에 생산된 건기식은 총 2만38899개 품목으로 2010년보다 180.3% 늘었다. 같은기간 일반약 품목수는 6401개에서 5336개로 16.6% 감소했다.

건기식의 성장에 따라 일반약의 위상이 땅에 떨어졌다. 일반약 허가 과정이 건기식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약사법에 따라 광고도 제한됐기 때문이다. 이를 발판으로 일부 건기식은 틈새시장을 공략, 각종 SNS와 홈쇼핑에서 과장광고로 소비자를 현혹한다.


이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건기식의 무분별한 과장광고에 현혹돼 약은 안 먹고 건기식으로 대체하려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건기식은 증상 개선에 도움 줄 수 있다 뿐이지 질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순 없다.

한 약사는 “10년간 약사로 활동하며 약물치료가 필요한 상황에서 건기식을 선택하는 환자들을 자주 접했다. 약을 복용하기 시작하면 끊을 수 없다는 두려움으로 건기식을 선택하는데 옳지 않다. 필요한 약을 먹지 않고 미루면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면서 건기식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제약사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졌다는 점이다. 일반약이 이렇게 홀대받는데 무슨 연구를 의욕적으로 해보겠냐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식약처는 일반약 관련 별도의 허가규정을 신설하며 일부 기준이 완화됐으나 여전히 일반약 개발에 족쇄는 달려 있다. 제약사들은 각종 규제에 맘 놓고 일반약사업에 집중할 수 없다. 이 때문일까. 많은 제약사들도 홈쇼핑을 통해 건기식을 내놓는데 혈안이다. 갈수록 건기식시장에 치중되면서 이제는 일반약시장의 미래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다.

건기식으로 ‘수익’과 ‘인지도 올리기’에 급급한 제약사를 비난할 수만은 없다. 실제로 국민들이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건기식 수요가 많아진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약시장이 장기간 침체에 빠진 것을 감안하면 단순히 국민의 수요만으로 건기식시장이 팽창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건기식은 약이 아니다. 일반약을 홀대하면 고령화시대에 빠르게 접어든 한국사회의 제약시장 주도권을 글로벌시장에 빼앗길 수 있음을 제약사와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제약사와 정부는 원만한 합의를 통해 일반약 허가과정과 광고 기준을 완화해 일반약의 다양화에 앞장서야 할 때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26호(2019년 1월7~1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