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한 아파트 밀집 지역. /사진=뉴시스 DB
코로나19에 공급일정 연기… 사이버 견본주택 운영
4월 분양가상한제 유예기간 종료에 총선까지 겹쳐 끙끙

분양시장에서 봄은 흥행을 기대할 수 있는 전통의 성수기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정부의 각종 규제로 분위기가 움츠러든 상황에서 ‘중국 우한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창궐하며 견본주택 개관 일정을 미루는 등 외부 요인에 발목이 잡혀서다. 게다가 4월에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유예기간이 종료되는 만큼 이 안에 분양을 서둘러야 하지만 국회의원 선거까지 겹치며 흥행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분양시장은 사방을 드리운 ‘첩첩산중’을 무사히 넘어설 수 있을까.

◆봄 성수기 분양 예정 물량은?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329개 사업장에서 총 32만5879가구의 민영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는 최근 5년(2015~2019년) 연평균 분양실적(31만6520가구)보다 약 1만가구 많은 수치다. 다만 지난해는 당초 계획물량의 약 70%만 공급된 점을 감안할 때 올해도 30만가구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

올해 월별 분양예정 물량을 살펴보면 봄 성수기인 3월 3만4008가구, 5월 3만9860가구가 공급되고 가을 성수기인 10월은 3만5185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분기별로는 ▲1분기 5만5430가구 ▲2분기 9만6874가구 ▲3분기 4만1353가구 ▲4분기 6만9330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권역별 분양물량은 ▲수도권 18만4253가구 ▲지방 14만1626가구다. 경기가 9만5171가구로 가장 많은 물량이 공급된다. 이외에 수도권은 ▲서울 4만5944가구 ▲인천 4만3138가구로 조사됐다.

지방에서는 대구가 3만55가구로 분양예정 물량이 가장 많고 ▲부산 2만4800가구 ▲충남 1만7183가구 ▲경남 1만2505가구 ▲광주 1만1963가구 ▲대전 1만1580가구 ▲울산 8615가구 ▲충북 6860가구 ▲전남 6029가구 ▲전북 5886가구 ▲경북 4050가구 ▲강원 1791가구 ▲제주 309가구 순으로 분양이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올 1월에는 청약시스템 업무 이관 작업에 따라 약 한달동안 청약 일정이 없었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본격적인 봄 분양 성수기가 열리는 2월 이후로 공급 일정을 조정했지만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나 견본주택 개관 연기 등 다시 한 번 일정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많게는 수만명이 모이는 견본주택의 특성상 예정대로 문을 열 경우 코로나19가 확산될 가능성이 큰 탓이다. 견본주택 개관을 강행한다 해도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큰 탓에 방문객이 오지 않을 경우 분양흥행 참패를 겪을 수밖에 없어 건설사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난감한 상황이다.

◆산 넘어 산… 업계 대책은?

봄 분양성수기를 그냥 보낼 수 없는 건설사들은 이를 극복할 다양한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지만 쉽지 않다. 그렇다고 분양일정을 마냥 미룰 수도 없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4월말로 다가온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유예기간 종료 전에 분양을 서둘러야 해서다.

또 같은달 치러지는 국회의원 선거를 위해 3월부터 정치권에서 본격적인 선거전에 들어가는 만큼 수요자들의 시선이 분산되기 전에 최적의 일정을 잡아야 하는 부담감도 떠 앉았다.

건설사들은 우선 견본주택 개관을 연기한 뒤 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현대건설은 오는 21일 개관 예정이던 ‘힐스테이트 송도 더 스카이’ 견본주택 개관을 잠정 연기했다. 현대건설은 이달 28일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지켜보면서 일정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GS건설도 지난 7일 개관 예정이던 대구 ‘청라힐스자이’ 견본주택을 이달 중순 이후로 연기했다. 또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도 서울 강서구에 공급하는 ‘마곡지구 9단지’의 견본주택 개관을 취소하고 각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중국인 등 외국인 근로자에 대해 마스크 착용 등 철저한 예방조치와 집중관리를 병행하기로 했다.

우회적으로 견본주택을 개관하는 건설사도 있다. 대우건설과 SK건설이 짓는 ‘매교역 푸르지오 SK뷰’의 경우 당초 이달 14일로 예정된 견본주택 개관을 취소하고 사이버 견본주택으로 대체해 청약일정을 소화하기로 했다.

다만 청약 당첨자는 견본주택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때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당초 계획된 서류제출(3일) 및 지정계약(4일) 기간을 기존보다 연장, 각각 9일씩 진행할 계획이다. 또 동별로 방문 일자 및 시간을 조정해 견본주택 방문 인원을 분산시켜 사람 간의 접촉을 최소화 할 방침이다.

이처럼 어느해보다 변수가 가득한 올 봄 분양시장은 공급일정과 물량 등이 계획보다 변동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2월 계획물량들은 청약홈 시스템의 안정화 여부, 코로나19 등의 이유로 다소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특히 그는 “정비사업의 경우 분양가상한제 시행 전에 물량을 쏟아내려 할 것”이라며 “하지만 4월 총선까지 일정 변동 가능성이 어느때보다 커 정비사업이 많은 서울 등 수도권 예비 청약자들은 청약에 적잖은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