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를 코앞에 두고 증권사들이 현금배당을 늘리면서 주주 친화에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현대차증권, 교보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이 배당을 확대했다. 아직 배당금을 결정하지 않은 증권사들도 지난해 호실적을 바탕으로 배당 확대 추세에 동참할 것이란 분석이 뒤따른다.
무엇보다 증권사 주가는 라임 사태 여파로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번 현금배당 이슈로 주가 상승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25일 증권사 '슈퍼 주총데이'가 열릴 전망이다. 25일 하루에만 미래에셋대우, 교보증권, 한양증권, SK증권 등 다수의 증권사 주총이 몰려있다. 이 가운데 전자투표를 시행하는 곳은 교보증권·SK증권이다.
이 가운데 국내 증권사들이 지난해 호실적에 힘입어 현금 배당을 일제히 확대하고 있다.
우선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사업연도 결산으로 보통주 1주당 260원, 우선주 1주당 286원 총 1821억원 규모 현금 배당을 결의했다. 배당 총액은 전년(1539억원)보다 300억원 가량 확대됐다. 미래에셋대우의 배당총액은 증권 업계에서 최상위 수준이다.
미래에셋대우는 2018사업연도에도 4600억원 규모의 연결 순이익이라는 호실적을 바탕으로 총액 기준 사상 최대의 현금배당에 나선 바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 7280억원으로 전년보다 42.1%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사상 최대인 6642억원으로 43.8% 증가했다. 다만 미래에셋대우는 배당 성향은 27.4%로 전년의 33.7%보다 하락했다. 이는 전년보다 배당을 늘렸지만 당기순이익 증가 폭이 커 배당 성향이 하락한 것이다. 배당 성향은 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총액의 비율이다.
삼성증권도 보통주 1주당 1700원, 배당금 총액은 1518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배당금은 1주당 1400원, 총액 1250억원이었다. 삼성증권도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 5176억원으로 전년보다 13%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사상 최대인 3918억원으로 전년보다 17.3% 증가했다. 삼성증권은 배당 성향도 상승했다. 삼성증권의 배당 성향은 38.7%로 전년 37.4%보다 소폭 올랐다.
NH투자증권은 보통주 1주당 500원, 우선주 1주당 550원으로 결의했다. 배당금 총액은 1507억원이다. NH투자증권은 2017회계연도부터 3년 연속으로 총액 1500억원 이상을 배당했다. NH투자증권도 당기순이익 4764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배당하는 NH투자증권은 당기순이익이 증가한 영향으로 배당 성향은 전년 41.7%보다 하락한 31.6%다.
특히 교보증권은 20년 만에 가장 많은 액수를 배당한다. 교보증권은 올해 보통주 1주당 400원을 배당해 배당금 총액은 140억원이다. 이는 1999회계연도의 1주당 600원, 배당금 총액 216억원 이후 가장 많은 액수다. KTB투자증권은 보통주 1주당 1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이는 2001년 이후 18년만의 보통주 배당이다. 시가배당률은 6.3%이며 배당금 총액은 90억원으로 오는 26일 정기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확정된다.
대신증권은 보통주 1주당 1000원을 배당하기로 결의했다. 오는 20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배당 안건이 승인되면 대신증권은 지난 1998년 회계연도 이후 22년 연속으로 현금 배당을 하게 된다. 이번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은 직전 회계연도(620원)와 비교해 61.3% 늘어난 수준이다. 우선주의 경우 1우선주에 대해서는 주당 1050원, 2우선주(2우B)에는 주당 1000원을 각각 배당한다.
이외에도 하이투자증권은 2015년 이후 5년 만에 현금배당에 나섰다. 하이투자증권은 보통주(액면가 500원) 1주당 73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지난 2015년 주당 10원의 배당을 실시한 이후 5년만에 현금 배당이 실시된다. 배당금 총액은 약 293억원이며 보통주 배당률은 14.6%다. 하이투자증권의 2019년 연결기준 잠정 순이익 849억원을 고려하면 배당성향은 34.5% 수준에 달한다.
현대차증권은 보통주 1주당 600원, 종류주식(우선주) 1주당 418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할 예정이다. 배당금 총액은 약 215억원 규모로 보통주 시가배당율은 5.8%이다. 현대차증권의 2019년 결산 기준 배당성향은 30%로 2018년 결산 기준 배당성향 26%를 웃도는 수준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보통주 1주당 200원 등 총액 1357억원을 배당한다. 지난해 배당금인 보통주 1주당 200원, 총액 1394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지난해 당기순이익 5546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순이익을 달성했다.
증권사들이 현금 배당을 늘리는 이유에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만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앞서 양홍석 대신증권 사장은 지난달 1만5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지난 3~4일 이자사주 5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SK증권도 지난 5일부터 오는 6월 3일까지 보통주 1420만주를 장내매수, 취득예정금액은 76억8220만원에 이를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에 따른 증권주 하락 등의 영향으로 현금 배당을 확대해 주주 친화에 나선다는 관측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 실적이 상승하면 통상적으로 주가도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라임 사태'로 올 들어 증권주의 하락폭이 커졌다"며 "지난해 증권사들의 호실적 영향도 있지만 최근 주가가 하락해 주주들의 불만이 커질 수 있어 주주 친화 목적으로 현금 배당을 늘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