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청 전경 /사진=나주시
"지휘자를 오랜만에 봤으면 달려와 안아주면서…"
10여 년 동안 나주시립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A감독(60)이 단원들에 상습적으로 성희롱과 금품수수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합창단 운영 전반에 걸쳐 문제점이 줄줄이 불거져 '예향 나주' 지역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24일 나주시와 시립합창단 등에 따르면 지난 1월17일 오후 2시경 시립합창단 대연습실에서 단원들 몇몇이 자리한 가운데 A감독이 성희롱 발언으로 기혼자인 단원B씨에 심한 모욕감과 수치심을 느끼게 했다는 것.


또 2월5일 소연습실에서도 "(B씨에게) 지휘자를 오랜만에 봤으면 안아주면서 반겨줘야 한다"는 등 상습적으로 성희롱을 일삼았다는 단원들의 증언도 잇따르고 있다.

이어 3월19일에 전체 단원이 사진을 찍는 자리에서 "반주자는 지휘자 소유다"라고 A 감독이 말했었다고 C단원은 증언했다.

그는 "출근해서 지휘자 방과 소연습실에서 인사드릴 때 '안아주고 반겨야 한다'는 발언을 감독님이 수시로 (B단원에) 하셨다"고 덧붙였다.


C 단원은 또 "지난해 5월 공연이 끝난 후 회식자리에서 A감독이 '반주자가 왜 다른 자리에 있냐 지휘자 옆 있어야지' 하면서 B단원을 자신의 옆자리로 불러 '술을 따르라'고 시켰다"고 폭로했다.

단원 D씨도"(A 감독이 B씨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하는 것을 보면) 기분이 나쁘겠다. 이번 발언을 하는 것이 한두 번도 아니고 너무 많아 (느끼는 감정이) 무뎌졌다. (성희롱성 발언을) 너무 자주하니까"라며 "(B씨가 당한 성희롱 발언에 대해) 증언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했다.

이처럼 성희롱 의혹이 일고 있지만 A감독은 연 4시간 의무적으로 받게 돼 있는 성교육을 최근 5년 동안 한 차례도 받지 않은 것으로 본보 취재결과 드러났다.

단원들 역시 의무 성교육을 받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나주시의 탁상행정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A감독은 명절 등 특정일에 단원들로 부터 상습적으로 금품을 받아 챙겼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단원들은 "2017년 9월 추석에 상품권 20만원을 시작으로 설과 추석명절과 스승의 날, 생일 등 특정 기념일에 나주 모처 식당 등 에서 최근까지 11차례에 걸쳐 총 230만원의 금품을 A감독이 수수했다"고 폭로했다.

A감독의 복무문제도 불거졌다. 단원들은 "A감독은 1월 17일 오전 8시 30분에 출근 지문을 찍은 뒤 광주북구 합창단 지휘자 심사를 갔다가 오후 2시에 복귀하고, 1월 31일에는 점심시간 이후에 복귀하지 않았다"고 복무규정 상습위반 의혹을 제기했다.

또 A감독은 '갑질 식사' 의혹까지 받고 있다. 2019년 5월경부터 현재까지 점심 식사시간을 정해 요일별로 남자상임단원, 여자 상임단원, 전체 상임단원들과 회합하며 식사대금을 단원들이 온전히 갹출해 오고 있다는 것.

이에 김영란법 위반 의혹은 물론 비상임단원과 단체화합 분위기에 저해한다는 지적이다.

이렇듯 시립합창단 운영에 곳곳에서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지만 감독기관인 나주시청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A감독은 "(십 수차례 성희롱 발언 의혹과 관련해)이제 생각하니까 1번 정도 말했던 것 같다. 성적으로 희롱할 목적은 단 1%도 없었다"면서"나도 자식을 둔 부모인데… 직원들과 소통을 하려고 노력했을 뿐이다"고 했다.

이어 그는 "반주자는 공연에서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 반주자가 침울하면 공연에도 영향을 미친다. 분위기를 띄우려 했던 말이 아닌가 싶다"고 재차 주장했다.

금품수수와 회식자리에 있어던 불미스런 일에 대해 그는 "전체 단원들이 모인가운데 박수를 치며 감사의 인사를 하는데 차마 거절할 수 없었다. 금액도 얼마되지 않아서 성의로 생각해 고맙다고 받았다"면서 "이제와서 생각하니 '단원들에 불편하다' 말하고 거절했어야 해는데… 지난 5월 공연 후 회식자리가 있어는지 술 까지 따르라고 했는지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갑질 식사와 관련해 그는 "1인당 7000~8000원 하는 식사를 하는데 단원들이 함께 하자고 해서 간 것이고 나도 얻어 먹었으니 찻값도 내고 수 차례 단원들에 밥도 샀다"고 했다.

근무태만과 관련해 A 감독은 "지인이 급히 심사를 요청해 한번 광주를 다녀 온적은 있다. 하지만 시립합창단 내부에 출퇴근 지문 인식시스템이 없고, 외부 손님들이 수시로 찾아와 직원들이 말하고 잠깐 외출했다"고 해명했다.

시 관계자는 "이런 일이 있는지 몰랐다. 곧바로 감사에 착수 하겠다. 의무적으로 받게 돼 있는 성교육을 왜 시립합창단은 안 받았는지 모르겠다. 바빠서 그랬나 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