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의 펀드를 팔았던 은행과 증권사들이 환매가 중단된 라임펀드를 회수할 ‘배드뱅크’를 설립한다. 배드뱅크는 금융회사의 부실 자산을 처리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기관이다.
라임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지는 가운데 배드뱅크 설립으로 투자자의 배상절차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신한은행,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등 라임펀드 판매사 19곳은 이날 긴급회의를 열어 배드뱅크 설립 방안을 논의한다. 기존 라임 경영진에게 자금 회수를 맡기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라임 배드뱅크는 설립 이후 부실 펀드 회수에 총력을 전망이다.
우선 환매 중단 펀드인 ▲플루토FID-1호 ▲테티스 2호 ▲플루토 TF-1호 ▲크레디트인슈어런스(CI) 1호 등이 배드뱅크로 이관될 것으로 보인다. 총 환매 규모는 지난 2월 23일 기준 1조6335억원에 달한다. 환매 중단 펀드 외 정상 펀드도 논의 대상이다.
이번 배드뱅크 설립은 한 달 전 발생한 '스타모빌리티 사건'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라임은 올해 초 환매 중단된 펀드에서 고객 돈 195억원을 빼돌렸다. 빼돌린 돈은 라임 실세인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전 회장의 주머니로 들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스타모빌리티는 라임의 ‘돈줄’로 불린다.
라임펀드를 처리할 배드뱅크가 문을 열어도 당장 라임의 등록이 취소되거나 영업이 정지되진 않는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실시한 라임 검사 결과를 토대로 제재 절차를 밟아 나갈 계획이다.
검찰은 증인 확보에 나서는 등 수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 17일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과 공무상 비밀누설죄 혐의로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배드뱅크 설립은 금감원 주도로 이뤄졌다”며 “현재는 펀드 투자자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산 회수를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후 배상방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