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여간 진행된 이번 만남에서 두 사람은 축하와 덕담을 주고받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다만 '실질적 자유'를 두곤 미묘한 신경전도 펼쳤다.
김 위원장은 4일 오전 국회에서 심 대표를 예방하고 대화를 나눴다. 심 대표는 김 위원장을 향해 "어려운 시기에 어려운 중책을 맡으셨다. 그래도 축하드린다"며 먼저 축하 인사를 건넸다. 김 위원장은 "고생길이 훤한 사람한테 축하할 게 무엇이 있느냐. 이번 선거 결과가 예상대로 안 돼서 상당히 섭섭하시겠다"고 위로했다.
심 대표는 다시 "감사하다"고 짧게 답한 후 김 위원장이 이날 공식화한 '기본소득 필요성'에 대해 "(정의당은) 대환영이다"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심 대표는 또 '김종인 체제' 이전 통합당을 비판하면서 김 위원장에게 정책 경쟁에 대한 기대를 전했다. 그는 "그동안 통합당의 레퍼토리는 2가지였다. 하나는 북한탓, 하나는 대통령 탓"이라며 "그래서 정책이 끼어들 틈이 없었는데 위원장이 오셔서 진보와 보수를 떠나 실용을 추구한다고 하니 드디어 정책 경쟁이 가능한 국회가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심 대표는 김 위원장이 전날(3일) 밝힌 '실질적·물질적 자유'에도 기대를 표했다. 심 대표는 "자유와 평등은 동반자다. 자유 없이 평등 없고 평등 없이 자유 없다"며 "아마 통합당에서 민생에 한발 다가서면 국민 삶이 열 뼘은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화기애애한 덕담 가운데 두 사람은 미묘한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꼭 말씀드려야 하는 한 가지가 있다"며 말문을 연 심 대표는 "(어제) 형식적 자유를 비판하셨는데 그동안 통합당은 의미없이 형식적 자유만 주장한 것 아닌가 한다"며 "더 많이 가진 사람들의 '탐욕의 자유' '무한축적의 자유'를 옹호해왔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심 대표는 "삼성의 탈법적 자유는 적극적으로 지지했지만 삼성 노동자들의 노조할 자유는 반대했고 부동산 부자들의 무한축적 자유는 적극 지지했지만 서민들의 주거 안정 자유는 외면해왔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부동산 갖고 돈을 벌려는 자유는 과거 민정당 시절 내가 적극적으로 제재한 사람 중 하나다"며 "삼성 같은 데가 오늘날 곤욕을 겪는 것은 과거에 지나칠 정도로 시대감각에 역행해서 마치 노조 없는 회사가 능사인 것처럼 하다가 오늘날 스스로 위험에 빠지게 된 것"이라고 호응했다.
심 대표가 "불평등에 주목을 하셔서 앞으로 우리 사회가 조금 더…"라고 말하자 김 위원장은 "보니까 심 대표가 여당 편만 들지 말고 야당과 협력해서 그런 일을 해낼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을 끊었다.
또 심 대표가 "통합당이 불평등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주시면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다. 열심히 경쟁하는…"이라며 하던 말을 이어가자 김 위원장은 또 말을 끊고 "정당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불평등을 해소하려고 노력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마지막으로 심 대표가 "김 위원장의 구상이 잘 구체화됐으면 좋겠고 청년…"이라며 청년 관련 이슈를 이야기하려고 할 때도 말을 끊었다. 김 위원장은 "여당이 너무 거대여당이 돼서 오만에 빠져 모든 것이 뜻대로 된다고 생각하면 과거 잘못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