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부모의 자녀에 대한 체벌을 금지한다는 민법개정을 두고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사진=법무부 홈페이지 캡처

법무부가 부모의 자녀에 대한 체벌을 금지한다는 민법개정을 두고 논란이 인다. 아동 인권을 위한 일임에는 동의하지만 법적 실효성에 대한 의문과 가족 간 고소·고발이 늘어날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12일 뉴시스 보도 등에 따르면 시민사회와 법조계, 학계에서는 법무부가 아동인권 보장과 관련해 추진 중인 민법 개정 방안 등에 관한 여러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만 아동인권 향상이라는 방향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민법상 징계권을 삭제하는 등 조치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부모의 체벌금지 자체가 명문화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자녀가 부모를 상대로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의 사례가 빈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학대 방지 활동에 참여 중인 한 활동가는 "체벌 방법이나 정도가 과한 경우는 현재도 학대로 간주해 처벌하고 있지 않나"라며 "일반적인 체벌의 경우 윤리적 지적을 할 순 있겠지만 법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과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 변호사는 "징계권과 체벌할 권리는 구분되며 아동학대는 민법상 징계권 유무와 무관하게 다른 법률에 의해 보호받을 수 있다"며 "현실적으로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변호사는 "금지 규정이 생기면 체벌에 따른 정신적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학생들의 교사 상대 고소·고발이 생긴 것처럼 부모 자식 사이에도 많은 법적 분쟁이 생길 소지가 있어 보인다"고 관측했다.

이상영 동국대 법과대학 교수는 "보호자가 일정한 친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서면 아동학대가 돼 처벌되는 것"이라며 "실질적 보호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지 민법 개정만으로 학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반대로 아동인권 관련 시민사회단체 등에서는 친권자의 민법상 징계권 삭제와 체벌금지 법제화 방침을 두고 대체로 그 방향성에 공감하는 모습이다.

이들은 "체벌은 그 자체로 폭행이기 때문에 맞는 방향이라고 본다"라며 "학교에서처럼 부모 자식 간에도 체벌은 금지해야 한다" 등의 견해를 내놓았다.

한 변호사는 "민법에서 징계권을 삭제하는 경우 약한 징계나 훈육에 대해서도 형사 처벌 또는 민사상 문제 제기가 보다 용이해질 수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민법 915조는 '친권자는 그 자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고 법원의 허가를 얻어 감화 또는 교정기관에 위탁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이 조항이 자녀에 대한 부모의 체벌을 허용하는 것으로 오인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 법무부는 민법상 징계권을 삭제하고 체벌금지 내용을 민법에 담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지난 10일 발표했다.

법무부는 12일 관계기관 간담회를 열어 아동인권 전문가 및 청소년 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이후 교수와 변호사 등 전문가 자문을 거쳐 구체적 개정시안을 마련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