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소송에서는 모순된 주장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특허 권리범위가 넓다고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특허권자가 특허침해를 주장할 때는 권리범위가 넓은 게 좋으나 침해피의자로부터 무효심판으로 공격당할 때는 권리범위가 좁은 게 유리하다.
특허권자는 특허침해소송에서 자신의 특허를 넓게 해석해 특허침해를 인정받으려 할 것이다. 하지만 침해피의자가 청구한 무효심판에서는 넓게 해석하면 무효 여부 판단에서 선행기술이 많이 발견돼 자신의 특허가 무효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피고(침해피의자)는 침해 판단에서 원고의 특허를 좁게 해석하려고 한다. 좁게 해석하면 특허무효심판에서는 선행기술이 잘 발견되지 않아 무효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양면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허권자 및 침해피의자는 특허침해소송과 무효심판에서 상호 모순된 주장을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를테면 침해소송과 무효심판이 동시에 진행될 때 특허권자는 특허침해소송에서는 다른 기술들과의 관계에서 권리범위를 넓게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하다가 특허무효심판에서는 좁게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호 모순된 행동을 할 수 있다.

침해소송과 무효심판은 별개의 소송이다. 각각 소송에서 주장이 다른 소송에 법적 효력이 미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만약 원고와 피고의 주장이 각 소송에서 모순된다면 상대방이 주장한 내용을 다른 소송에서 증거로 제출해 유력한 증거로 활용할 수 있고 이 증거에 따라 재판 결과에 불리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법원은 실질적으로 이런 모순된 주장을 통해 심증을 얻는 경우가 많다. 다른 소송에서 제출된 증거에 영향을 받는 경우도 많아 각각 소송을 함께 고려하면서 진행해야 한다. 따라서 침해소송과 무효심판이 함께 진행될 때는 각각 소송에서의 주장이 상호 모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각각 소송에서 모순된 주장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특허침해소송과 무효심판을 동일한 로펌이나 변호사에게 맡기는 편이 효율적인 전략을 도출하는 데 유리하다. 모든 소송을 통제하는 콘트롤 타워는 하나만 있는 게 바람직하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9호(2020년 6월16~2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오성환 법무법인(유한) 바른 변호사/ 변리사 약력
▲ 특허청 특허제도·특허법 개정담당 사무관
▲ 성균관대학원 겸임교수
▲ 카이스트 대학원 공학석사
▲ 고려대 대학원 법학과 지식재산권법 박사수료
▲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지식재산권법 전문변호사
▲ ‘실무에서 바로 쓰는 특허분쟁 지침서’ 저자